강자 우대, 약자 외면?…'억약부강' 내각 논란 점화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07-11 12:02:2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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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진=고정화기자
▲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진=고정화기자

(서울=국제뉴스) 고정화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온 ‘억강부약(抑强扶弱)’의 철학은 그의 정치 브랜드이자 국정 운영의 핵심 기조로 여겨졌다.

하지만 초대 내각을 구성하기 위한 인사청문을 앞둔 지금, 일부 후보자에 대한 자질 논란은 그 철학의 실천이 말뿐이었는지 의구심을 낳고 있다.

최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연이은 의혹은 도리어 ‘억약부강(抑弱扶强)’이 현실화된 것 아니냐는 국민적 불신을 자아낸다.

강선우 후보자는 국회의원 보좌진 51명을 임용하고 그중 46명을 면직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한 인력 교체로 치부하기에는 규모가 과도하며, 직장 내 괴롭힘 또는 구조적 인권 감수성 결여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실제로 전 보좌진은 강 후보자가 자택 쓰레기 분리배출이나 변기 수리까지 지시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라는 부처가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고 보호하는 기능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강 후보자의 과거 행위는 부적절함을 넘어 심각한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 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자 사진=프로필
▲ 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자 사진=프로필

이진숙 후보자 역시 논란의 중심에 있다.

제자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더해 학회장 재직 시절 우수논문 발표상을 스스로에게 4차례 시상했다는 ‘셀프 수상’ 논란까지 불거졌다.

행사장에서 의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소란을 일으키고 학생들이 공포감을 호소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교육부 수장으로서의 품격과 인격, 교육계의 신뢰를 이끌 책임이 요구되는 자리에 적합한 인사인지, 대통령의 판단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문제는 민주당의 대응 방식이다.

김민석 총리 인사청문회 당시처럼 하루만 버티면 된다는 식의 전략이 반복되는 분위기다.

높은 국정 지지율과 출범 초기에 대한 자신감이 국민 정서를 오독하고 있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

일부 민주당 관계자는 “표절은 학계 관행”이라며 사실상 옹호성 발언을 서슴지 않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인사청문회의 본질은 검증이다.

하루짜리 면피 전략으로는 국민의 공감도, 국정의 안정성도 얻기 어렵다.

이에 국민의힘은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7대 기준을 내세워 장관 후보자들의 도덕성, 전문성, 청렴성 등을 정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강선우 후보자에 대해서는 “국회의원 자격조차 없다”는 직설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이쯤 되면 단순한 당 대 당의 공방이 아니라, 정부 운영 철학에 대한 총체적인 의문이 제기된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억강부약’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그것은 권력의 사용방식, 정책의 설계, 인사의 기준을 관통하는 국가 운영의 원칙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장관 후보자 인선을 둘러싼 논란은 그 원칙이 오히려 왜곡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약자를 억누르고 강자에게 관대한, 그 반대의 철학이 실현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대통령이 말한 철학이 실천될 수 있다면, 지금은 그 철학을 입증할 첫 시험대다.

잘못된 인사는 철회되고, 옳은 철학은 인사를 통해 증명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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