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린스 선수단 운영을 총괄하는 피터 벤딕스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은 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위치한 한 리조트에서 진행된 단장 회의 현장에서 MK스포츠를 만난 자리에서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끝낸 고우석에 대해 “빅리그 타자를 아웃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투수”라는 생각을 전했다.
고우석이 이번 시즌 보여준 모습을 보면 이같은 평가가 맞는지 의문을 갖게 만든다. 고우석은 지난 5월초 트레이드로 말린스에 이적한 이후 트리플A 1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29, 이후 더블A 1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26을 기록했다.
시즌 도중 40인 명단에서 제외됐고, 마이너리그 선수 신분으로 시즌을 마쳤다. 앞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 계약에 합의한 상태이기에 2025년까지 말린스 구단이 선수 보유권을 갖는다.
벤딕스 사장은 “내년에도 그와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며 고우석이 2025년에도 말린스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2024시즌은 뭐가 문제였을까? 벤딕스는 “내 생각에 그는 좋은 볼배합을 가져갈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구속은 발전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의 투구 내용을 평가했다.
2025년 그가 더 높은 레벨에서 던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할까?
벤딕스는 “내 생각에 그는 계속해서 나가서 싸워야 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스스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모든 투수들은 각자가 더 좋아질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도 역시 그런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커맨드를 연마하고 더 좋은 투구를 위해 노력해야한다. 그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할 수 있었던 것도 이유가 있어서일 것”이라며 그에게 필요한 것에 대해 말했다.
‘꾸준함’은 모든 선수에게 필요한 덕목이지만, 특히 그에게는 더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벤딕스는 이같은 지적에 “동의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말린스에는 또 한 명의 한국인 마이너리그 투수가 있다. 지난 여름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심준석이 그 주인공.
2024시즌 어깨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던 그는 최근 애리조나 가을리그에서 투구를 소화하고 있다.
애리조나 가을리그는 ‘유망주들의 졸업 무대’로 불리는 곳으로 마이너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유망주들이 뛰는 무대다. 첫 도전에 너무 어려운 무대를 택한 탓일까? 네 차례 등판에서 3이닝 6피안타 10볼넷 11실점으로 부지한 모습이다.
벤딕스는 “심준석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몸 상태로 던지는 것이다. 오프시즌을 건강하게 마무리하고 다음 시즌을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다. 건강하기만 하면 정말 좋을 거라 생각한다”며 그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던지는 것’임을 재차 강조한 그는 “우리는 그를 애리조나 가을리그로 보내면서 ‘성적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금은 건강하게 타자들을 상대하며 스스로 오프시즌을 위한 빌드업을 하는 것이다. 다음 시즌에는 더 낮은 수준의 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적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안좋은 결과가 이어지면 자신감을 잃을 우려가 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그는 “우리는 계속해서 그에게 ‘네가 지금 상대하고 있는 타자들은 정말 좋은 타자들이다. 1년 넘게 실전을 던지지 못했기에 괜찮다. 우리는 그저 네가 나가서 던질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성적은 신경쓰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며 선수가 자신감을 잃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샌안토니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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