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대 스님이 산티아고 800㎞ 길을 걸으며 깨달을 고백록이다. 단순한 성지순례 목적으로 산티아고 순례기가 아니다. 30년이 넘게 수행한 저자는 어느 날 자신의 삶이 인간과 종교, 운명에 대한 경멸과 환멸로 가득함을 깨닫고 산티아고 길을 찾아 걷기 시작했다. 길을 걸으며 자신에게 상처 준 사람들과 거대한 운명의 힘 앞에서 좌절할 수 밖에 없었던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상처와 운명을 극복할 방법을 치열하게 탐색한다.
스님은 기자 출신이자 칼럼니스트답게 맛깔나고 유려한 문장으로 독자들의 감성을 사로잡는다. 길을 걸은 경험과 추억은 씨줄로, 60년이 지난 스님의 삶을 날줄로 삼아 삶, 인간과 운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길에서 스친 인연들을 바라보는 저자의 따스한 감성적인 시선도 녹아있다.
저자는 책에서 “‘인생은 찰나 변화하는 무수한 경우의 수 중 하나를 타고 흘러가는 조각배 같은 것’이다”며 “어떤 경우에도 일희일비하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한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