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열정이 피어날 것입니다.”
윈프리의 말처럼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고 ‘즐기는’ 일을 할 때 열정이 생겨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직업 선택을 고민하면 “네가 좋아하는 일(즐거워 하는 일)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직업을 택하라”고 조언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되는 주장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중요하다고 믿는 일,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을 할 때 열정이 자라난다고 말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그 일을 즐기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그 일을 싫어하게 될 거라고 충고하는 측이 있죠.
지난 53년간 오로지 야구라는 한길로 걷다가 현장을 떠나 낯선 라오스로 건너가 제 2의 삶을 살게 되면서 나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의미 있는 삶이 무엇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인생 후반부부터 즐거운 노년을 시작하고 있다.
44년간 현장에서 최고가 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척박하고 매 마른 그라운드에서 얼마나 많은 몸부림을 치며 달려왔는지...도대체 무엇을 위해 그렇게 몸부림 치면서 달려왔을까?
평생 야구라는 한길로 달려온 나의 마지막 삶이 최고가 아닌 가치와 의미를 갖는 노년으로 사는 첫발의 삶을 살 때 이전에 단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참 행복함을 갖고 날마다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시작했던 곳이 난생 처음 가 보았던 동남아에서도 가장 열악하고 못사는 라오스로 내려가 야구를 전파하게 되었다. 라오스로 내려가 야구를 전파한 지 어느덧 10년이 되었다. 그들과 함께 야구를 시작하면서 나에게도 작은 꿈을 갖게 되었다.
척박하고 아무도 가지 않는 동남아에(1904년 필립 질레트 선교사가 대한민국에 야구를 보급시키듯) 나 또한 작은 희망을 갖고 그들에게 야구를 전파하게 되었다. 솔직히 모든 것 들이 불가능하고, 열악했다. 도저히 야구를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은 환경이었지만 이들에게 작은 희망을 주기 위해 무작정 그들과 함께 야구를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했던 일들이 드디어 10년 만에 라오스에서 최초로 국제야구대회를 열게 된 것이다.
지난 수년 동안 정말 스텝 바이 스텝 처럼 하나씩 시작했던 일들이 드디어 꿈에만 그리던 라오스에서의 국제야구대회가 이제 한달도 남지 않았다. 라오스에서 국제야구가 열릴 것이라고는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나 자신 조차도 과연 라오스에서 국제대회가 열릴수 있을까? 반신반의(半信半疑) 했다.
이렇게 생각했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감에 있어 조금씩 나 스스로부터 희망을 갖게 되었고 꿈을 품게 되었다. 이 일을 시작하면서 느낀 것은 ‘하겠다’는 ‘강한 의지’였다. 의심을 갖고서는 아무것도 이룰수 없고 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한번 도전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면 좀더 구체적인 청사진들을 그려보기로 했다.
국제야구대회를 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시급한 일이 국제대회를 열 수 있는 야구장이었다. 라오스에서 야구장을 짓기 위해 몇년 동안 뛰어 다닌것을 생각하면 정말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다녔다. 그리고 두번째가 국제야구대회는 반드시 라오스에서 먼저 시작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간절한 생각이다.
왜냐하면 인도차이나반도는 모든 면에서 라오스가 사방으로 둘러싸여 교통의 요지다. 육지를 통해 얼마든지 버스를 타고 올 수 있고 또 비행기를 타고 올 수도 있는 곳이 라오스다. 라오스가 교통의 요지라 라오스를 걸치지 않고서는 옆 나라로 갈 수 없는 지리적으로 좋은 위치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야구대회 하기에도 한결 수월하고 쉽게 올 수 있는 나라다.
‘그 언젠가는 반드시 그 꿈을 이룬다’는 것을 믿고 시작했던 것이 10년이란 세월이 흘러 결국 현실이 되어 다가오는 2023년 2월 24일부터 26일까지 라오스에서 처음으로 국제야구대회가 열리게 되었다.
혼자였다면 절대 이런 기적은 만들어 질 수도 없고 또 일어나지 않았다. 여기 오기까지는 정말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들에게 고마움을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나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또 그들과 함께 손을 잡고 끝까지 달려가려고 한다.
전 SK 와이번스 감독,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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