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영향력 믿어요” 배성근, 강팀 롯데를 상상한다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2-01-19 05:15:01 기사원문
  • -
  • +
  • 인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건데, 참 쑥스럽네요.”

전화기 넘어 들려오는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배성근(27)의 목소리는 무뚝뚝했다.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의 말투. 지난 연말 화제가 된 ‘선행’을 묻자, 돌아온 반응은 쑥스러움이었다.

‘선행’은 길 잃은 강아지의 주인을 찾아준 것이었다. 대구 본가에서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 배성근은 애견인으로 유명하다. 웨이트트레이닝을 마치고 김해 상동구장으로 기술훈련을 가기 전에 추위에 떠는 강아지가 눈에 들어왔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평소 자주 접속하는 유기견 관련 웹사이트에도 도움을 요청해 주인을 찾을 수 있었다.

“우리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들도 유기견입니다. 부모님부터 가족들이 다 강아지를 좋아합니다. 나는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너무 이게 크게 알려져 버렸네요.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은 강아지를 잃어버리면, 자식을 잃어버린 것과 같은 심정입니다. 그래서 더욱 찾아주고 싶었죠.” 역시 무뚝뚝한 말투.

“야구로 주목을 받아야 하는데…” 이제 본업인 야구 얘기로 돌아갔다. 2022시즌 배성근에게는 중요하다. 지난 2년 동안 롯데 내야의 핵 역할을 했던 유격수 딕슨 마차도(30)가 떠났다. 이제 유격수 포지션은 무주공산. 배성근은 김민수(24), 박승욱(30) 등과 함께 주전 유격수 후보로 꼽힌다.

배성근도 프로야구 선수로서 중요한 시즌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했다. “일단 경쟁에서 이기는 게 첫 번째 목표입니다.”

수비적인 부분에서 배성근이 경쟁력을 갖춘 건 사실이다. 지난 시즌 유격수로 34경기에 출장해 마차도 다음으로 많은 출장 기회를 받았다.

자연스럽게 마차도에게 배운 것도 많았다. 배성근은 “사실 그보다 좋은 스승이 또 어딨나. 마차도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차도에게 배운 건 화려한 기술보다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차도가 자주 하던 말이 ‘타구를 정확히 잡고, 1루수 미트를 뚫어버릴 기세로 던져라’였죠. 기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플레이를 중요시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선수들보다 캐치볼에 더 중점을 두고 훈련을 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매일 하면서 자기 것으로 쌓인 듯 했습니다.”

일단 수비가 중요하다. 타격보다 수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 배성근이다. 마무리 훈련 때도 수비에 집중했다. 물론 2022시즌 경쟁력을 갖춘 주전 선수가 되기 위해 확실한 계획도 세웠다.

“지난 시즌, 벤치에 앉아있을 때부터 시즌이 끝난 뒤 개인 훈련을 하면서 우리 팀이 뭐가 부족한지, 그리고 내가 주전이 되면 어떤 역할을 해야 팀에 보탬이 될지에 대한 생각이 많았습니다. 사실 우리 팀에는 (이)대호 선배님이나 (전)준우 선배님, (안)치홍이 형처럼 잘 치는 타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주루’였습니다. 내가 많이 뛰면 팀에 플러스가 될 것 같습니다. 서튼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야구에도 부합하는 것 같고요.”

일단 누상에 나가는 게 중요하다. 출루율 향상도 배성근이 그리는 그림이다. 배성근은 “일단 잘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볼넷을 많이 얻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내가 선구안은 자신있다. 타석에서 상대 투수와 끈질기게 승부하면 볼넷은 늘어날 것으로 본다. 또 사직구장 외야가 넓어지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홈런타자가 아니다. 좌중간이나 우중간으로 타구를 빠뜨리고 2루나 3루를 노리는 게 내게 잘 맞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전 유격수를 향해 배성근은 오전 8시 30분부터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배성근은 “예년에 비해서 개인훈련을 빨리 시작했다. 마무리 훈련 끝나고 바로 개인훈련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1차 목표가 주전 유격수 경쟁에서 살아남기인 배성근은 강팀 롯데를 상상하고 있다.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강팀이 돼야 합니다. 저만 잘하면 되지 않을까요?” 이제 전화기 너머로 웃음소리가 들린다. “제가 잘하면 롯데가 강팀인겁니다.” 자신감이 상승한 말투였다.

선행의 기운이 계속되길 바라는 것인지 물었다. 배성근은 “그건 아니다. 사실 야구도 잘하면서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게 더 멋있어 보이지 않냐”고 되물었다. 그래도 가슴 한구석에는 좋은 느낌이 있나 보다.

“선한 영향력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그 말을 믿어보고 싶습니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포토 뉴스야

랭킹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