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국제뉴스) 이정주 기자 = ‘디펜딩 챔피언’ SK렌터카가 마침내 정상에 복귀했다. 21일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3라운드 8일차 경기에서, 라이벌 하나카드를 세트스코어 4-2로 꺾고 파죽의 7연승을 완성하며 3라운드 우승을 조기확정 했다. 1라운드 2위로 강호 입증, 2라운드 8위 추락 수모, 그리고 3라운드 7연승의 대반전까지. 롤러코스터 같았던 3개의 라운드를 거쳐 정상에 복귀한 챔피언의 여정은 드라마 그 자체였다.
시즌의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SK렌터카는 1라운드에서 2위를 차지하며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잃지 않았다.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임을 대내외에 증명하며 순조롭게 시즌을 출발하는 듯했다.

그러나 그 증명은 오래가지 못했다. 2라운드에 들어선 SK렌터카는 갑자기 길을 잃었다. 주장 강동궁을 필두로 대부분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와 엇박자가 이어지며 승리보다 패배가 쌓였다. 결국 라운드 순위 8위라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챔피언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깊은 부진이었다. 시즌전 최강팀으로 꼽혔던 자존심은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절치부심, 3라운드에 나선 SK렌터카의 출발 역시 불안했다. 첫 경기에서 신생팀 하림에 일격을 당하며 ‘부진이 계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더구나 하림에게 시즌 3연패. 하지만 이 패배가 오히려 약이 되었다. 자존심이 바닥에 떨어진 챔피언은 그때부터 잠에서 깨어났다.
2일차 휴온스전을 4:0 완승으로 장식하며 반전의 서막을 연 SK렌터카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되어 돌아왔다. 3라운드 중반 ‘맏형’ 에디 레펀스가 PBA 최초로 팀리그 통산 세트 200승의 금자탑을 세웠고, ‘헐크’ 강동궁은 퍼펙트큐를 터뜨리며 팀케미스트리를 끌어 올렸다. 팀의 전력 조화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7연승의 대서사 쓰며, 정상에 복귀한 거인
이후 SK렌터카의 질주를 막을 수 있는 팀은 아무도 없었다. 5연승으로 단독 선두에 오른 뒤 맞이한 ‘죽음의 2연전’은 그들의 귀환을 알리는 대관식과 같았다. 7일차에는 ‘부활한 명가’ NH농협카드의 돌풍을 4:2로 잠재웠고, 마침내 8일차, 마지막 퍼즐이었던 ‘절대강자’ 하나카드마저 4:2로 꺾으며 7연승으로 3라운드 우승을 자력으로 확정했다.
어울리지 않은 부진의 터널을 뚫고 나와 가장 높은 곳에 다시 깃발을 꽂은 SK렌터카. 그들의 정상을 향한 여정은 왜 그들이 챔피언인지를 스스로 증명해 보인 위대한 과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