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한바퀴 안성' 쥐눈이콩 청국장·옥수수·약초 해신탕 가게 '화제'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09-13 18:54:49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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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1 '동네 한 바퀴')
(사진=KBS1 '동네 한 바퀴')

살기 좋고 편안한 땅이라는 이름처럼 산줄기가 포근히 감싸고 안성천이 비옥한 평야를 일군 도시 안성. 가을빛이 깊어지는 9월, KBS 1TV ‘동네 한 바퀴’가 힘든 시절을 딛고 지금의 행복을 일구는 안성 사람들의 일상을 따라 336번째 여정에 나선다.

첫 번째 이야기는 아버지의 밭을 지켜 낸 27살 청년 농부 김유미 씨다.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대신해 3만㎡가 넘는 옥수수밭을 홀로 일구며 밤잠을 줄여가며 농업을 공부했다는 유미 씨는 이제 옥수수수염만 보고도 익힘을 가늠하는 ‘옥수수 박사’로 성장했다. 포기 대신 배움을 택해 지켜낸 아버지의 옥수수 한 입에, 청년 농부의 땀과 시간이 스며 있다.

두 번째는 쥐눈이콩으로 빚은 특별한 청국장. 시어머니 김영희 씨와 며느리 한상연 씨는 아랫목 발효와 돌절구 방식의 옛 손맛을 고수하면서도, 단단한 쥐눈이콩을 섞어 씹는 맛과 담백함을 살린 ‘쥐눈이 청국장’을 완성했다.

중장비 사업 실패로 안성에 내려와 묘지 관리와 꽃 판매로 생계를 버티던 며느리에게 시어머니가 건넨 건 ‘함께 장사하자’는 손길이었다. 1년간 몇 가마의 콩을 버려가며 익힌 발효의 길, 15년 공부 끝에 완성한 청국장의 뚝심이 시청자의 미각을 자극한다.

세 번째는 자연과 이웃을 새기는 목판화가 이윤엽 씨. 사진 간판의 등장으로 꿈을 잃고 공사판을 전전하던 그는 우연한 전시를 계기로 자신의 세계를 발견했다. 미루나무, 동네 산줄기, 밭을 매는 할머니까지, 일상의 풍경을 조각칼에 새겨온 30년. 나무결을 따라 흐르는 시간과 사람사는 냄새가 그의 목판에 고스란히 눌어붙는다.

(사진=KBS1 '동네 한 바퀴')
(사진=KBS1 '동네 한 바퀴')

네 번째는 남편을 위해 차려낸 약초 해신탕.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남편 최범 씨를 위해 아내 김도이 씨는 산을 오르내리며 약초를 모으고, 그 정성 위에 랍스터·전복·소갈비·닭 등 보양 재료를 더해 90cm 철판을 채우는 ‘사랑의 해신탕’을 완성했다.

“모르는 사람에겐 잡초, 아는 사람에겐 약초”라던 부부의 미소처럼, 위기 속에서도 서로를 일으켜 세운 시간이 깊은 맛을 낸다.

마지막은 카메라로 행복을 찾은 이발사 정영복 씨의 이야기. 안성천 갈대밭과 물가를 따라 새벽마다 카메라를 든 그는 육안으로 보기 어려운 풀벌레와 잠자리를 담는다. 피난민 아버지 아래 가난을 견디고, 여성 이발사에 대한 편견을 버텨내며, 13년 전 남편의 갑작스러운 사고 이후 삶의 허무를 지나 사진에서 다시 자신을 찾았다. 이슬을 견디는 작은 생명들처럼, 그는 마침내 이발소 문턱을 넘어 자유로운 바깥으로 걸음을 내딛는다.

오랜 시간 빗줄기가 모여 강줄기를 만들듯, 평범해 보이는 일상도 가까이 들여다보면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안성’이라는 이름값을 풍경이 아니라 사람의 삶으로 증명하는 이들의 이야기, KBS 1TV ‘동네 한 바퀴’ 제336화 ‘지금이 행복하다 – 경기도 안성시’는 9월 13일 토요일 오후 7시 10분 시청자를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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