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식물성 단백질 섭취가 인간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병아리콩, 두부, 완두콩 등 식물 기반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하는 국가일수록 평균 기대수명이 더 길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시드니 대학교(University of Sydney) 찰스 퍼킨스 센터의 알리스테어 시니어 박사(Dr. Alistair Senior)와 박사과정 연구원 케이틀린 앤드루스(Caitlin Andrews)를 포함한 연구팀이 주도했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1961년부터 2018년까지 101개국의 식량 공급 및 인구통계 데이터를 분석했다. 인구 규모와 국가의 경제 수준을 보정한 후, 단백질의 유형이 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한 결과, 식물성 단백질 섭취 비율이 높은 국가일수록 기대수명이 더 긴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의 제1저자인 케이틀린 앤드루스는 단백질 섭취와 건강 간의 관계가 연령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5세 미만 아동에게는 육류, 계란, 유제품 등 동물성 단백질이 영양 결핍을 방지하고 영아 사망률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성인의 경우, 식물성 단백질이 수명 연장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스웨덴, 아르헨티나 등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많은 국가와,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 식물성 식품 위주의 국가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식물성 단백질 공급 비율이 높은 인도 등의 국가가 미국과 같은 국가보다 기대수명이 상대적으로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가공육을 포함한 고단백 동물성 식품의 과다 섭취가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 특정 암 등 만성 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반면, 콩류, 견과류, 전곡류 같은 식물성 단백질은 사망률을 낮추고 만성 질환 발생 위험을 줄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일본 오키나와, 그리스 이카리아, 미국 캘리포니아 로마린다 등 장수 지역들의 식단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연구 책임자인 시니어 박사는 “단백질은 인간 식단의 핵심 요소이며, 앞으로는 단순히 얼마나 섭취하느냐보다 어떤 원천에서 섭취하느냐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식물성 단백질이 수명 연장뿐만 아니라 환경 지속가능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