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기에 위나라를 세운 조조는 《손자병법》의 애독자로 현재 가장 널리 읽히는 해설서를 펴냈다. 그로부터 1200년이 지나 수양대군은 《손자병법》에 주석을 단 《무경칠서주해》를 펴냈으며, 100년 후 이순신은 《손자병법》으로 다진 전략과 전술을 통해 왜구로부터 우리 바다를 지켰다.
그리고 다시 400년의 시간이 흘러 두 번의 세계대전에서는 활약한 독일의 로멜과 미국의 패튼, 그리고 한국전쟁의 영웅 더글러스 맥아더까지 모두 《손자병법》을 교본으로 활용했다. 평화의 시대인 지금도 사업가로 세계를 제패한 빌 게이츠나 손정의 같은 이들이 《손자병법》에서 답을 찾았다고 이야기하며, 패배를 딛고 일어나 미국의 47대 대통령으로 다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역시 《손자병법》을 인생책으로 꼽았다.
![임용한 박사의 '손자병법'[출처:교보문고]](https://www.casenews.co.kr/news/photo/202505/17864_39096_4724.png)
알고 보면 리더십 책의 고전, 손자병법
이 책이 왜 시공을 초월해 사랑받을까? 그 궁금증에 답이 될 만한 해설서가 임용한 한국역사고전연구소 소장에 의해 출간되었다. 임용한 소장은 조회 수 9천만 회를 기록한 유튜브 채널 ‘토크멘터리 전쟁사’를 비롯해, 지식인사이드, 사피엔스 스튜디오, 보다 등 유튜브 채널, EBS 평생학교 등 방송에서 전문성을 입증한 전쟁사에서 독보적인 전문가다. 그런 그가 세 번에 걸쳐 수정 및 가필해 출간한 《손자병법》에는 전쟁의 시대에서 평화의 시대로, 장수에서 CEO로, 시대가 바뀌고 리더십이 변해도 적용 가능한 지식이 담겨 있다.
“《손자병법》이 중국 춘추시대에 적용 가능한 말 타고 창과 검으로 싸우는 방법을 담았다면 현재에 아무 가치가 없겠죠. 그런데 손자가 이 책에 담은 것은 전쟁의 목적, 군대의 운용법, 사람을 이끄는 법, 정세를 파악하는 법, 효율적인 전쟁 수행에 관한 조언들이기에 오늘날에도 읽히는 것입니다.”
임용한 소장은 조직을 이끌고, 효율적으로 경영하고, 또 인적 자원을 중요하게 여기는 현대의 기업들에 적용 가능한 지식들이 《손자병법》을 현대에서도 사랑받게 만드는 힘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이런 특징이 《손자병법》을 처세서로 명성을 얻게 만들었지만, 어디까지나 병법서인 만큼 전쟁의 맥락에서 《손자병법》을 해석해야 그 의미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자병법'을 출간한 임용한 박사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출처:교보문고]](https://www.casenews.co.kr/news/photo/202505/17864_39097_5638.jpg)
그래서 임 소장은 《손자병법》 해설서를 쓸 때 세 단계에 걸쳐, 전쟁사의 사례를 풍부하게 담았다. 먼저 역사학자로서 기원전 6세기, 청동기 시대였던 손자의 시대에 맞추어 가장 정확한 해석을 하고자 했다. 그러고 나서 전쟁사 스토리텔러답게 동서고금의 유명한 전쟁을 《손자병법》에 대입해 새롭게 변주해 보여준다. 여기에는 기원전 6세기에 벌어진 마라톤 전투부터 가장 최근에 벌어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까지 새롭게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총성 없는 전쟁을 이끌고 있는 현대의 장수들인 ‘리더’들을 대상으로 그 의미를 확장한다.
실전에서 반드시 이기는 ‘임기응변’의 원칙
이 책에 담긴 지식을 각자의 현실에 맞게 응용하는 것을 임용한 소장은 ‘임기응변’이라고 말한다. 그는 “《손자병법》에 ‘임기응변’이 여러 번 언급된다”고 하며, 여기서 말하는 임기응변은 그 자리를 모면하기 위해 생각나는 대로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전쟁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전략과 전술에 관한 이해, 인력을 운용하는 노하우를 갖춘 상태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신이 보유한 지식을 상황에 맞게 변용해 새로운 해결법을 찾아내는 것이 손자식 임기응변입니다.”
![임용한 박사가 강연을 진행하는 모습[출처:교보문고]](https://www.casenews.co.kr/news/photo/202505/17864_39098_576.jpg)
이는 《손자병법》이 다른 어느 시기보다 현대에 더 적절하다는 역설을 보여준다. 우리는 너무나 빠르게 변해서 예측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상황을 예측할 수 없기에 우리가 하는 모든 대처가 임기응변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임기응변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 갖춰야 할 것들을 《손자병법》이 알려준다. 2,500년간의 성공사례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