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뉴스) 김병용 기자 = K리그1 전북현대가 말레이시아 리그 강자 슬랑오르FC를 상대로 귀중한 승3점을 챙기며 H조 선두를 탈환했다.
전북은 7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ACL2 조별리그 H조 4차전에서 슬랑오르FC(말레이시아)를 1-0으로 꺾고 지난달 23일 원정 경기에서 첫 패배를 안겨준 슬랑오르에게 설욕을 되갚으며 16강 진출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또한 피 말리는 K리그1 생존 경쟁에서 한 달 만에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 반등에도 성공하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전북현대는 4-3-3 전술을 유지했다. 다만 기존의 B팀으로 꾸렸던 선발 라인업에는 변화를 두었다. 티아고-이승우-김창훈이 삼각편대를 이뤘고, 이수빈-나나 보아탱-권창훈이 중원에 포진했다. 포백에는 구자룡-박창우-정우대-김하준이 골문은 김정훈이 지켰다.
이에 슬랑오르는 5-3-2 전술을 들고 나왔다. 한국전 첫 골을 기록한 알리 미아드 율완과 로니 페르난데스가 투톱을 이뤘고, 누아 레인-알빈 포르테스-니콜라 잠보르가 2선에 포진했다. 파이브백에는 쿠엔틴 청-모하메드 아부알나디-지크리 칼릴리-하리스 하이칼-우마르벡 에슈무로도프가 위치했으며 골키퍼 장갑은 아짐 알 아민이 꼈다.
최근 다섯 경기에서 승리가 없던 전북은 반등이 절실했다. 전반 초반부터 티아고가 포문을 연 후 이승우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슬랑오르를 매섭게 몰아쳤다. 티아고-이승우-권창훈으로 이어지는 합작 플레이가 위력을 발휘했지만, 잔뜩 움추린 슬랑오르 수비 블록을 뚫는 데는 골 결정력이 발목을 잡았다.
전북은 좋은 흐름을 유지하며 계속 두드린 끝에 결국 선취골을 터트렸다. 전반 22분 코너킥 상황에서 권창훈이 연결한 킥을 을 티아고가 타점 높은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선취골 이후 기세가 오른 전북은 더 공격 수위를 높이며 추가골에 골몰했고, 이에 슬랑오르는 알빈 포르테스을 앞세워 빠른 역습으로 맞섰다.
전북이 주도권을 쥐고 골문을 노린 중 추가골의 좋은 기회을 가졌다. 전반 31분 이승우가 연결한 패스를 받은 권창훈이 오른쪽 페널티 박스로 침투하며 날린 강력한 슈팅이 아짐 알 아민에게 막혔다. 두 팀은 이후 수차례 결정적인 기회에도 골문을 열지 못한 채 전북이 1-0 앞선 가운데 전반전을 마쳤다.
전북이 후반 시작과 함께 변화를 가져갔다. 김창훈을 빼고 송민규를 투입하며 공격을 보강했다. 하지만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호흡에 문제를 드러내며 전방 볼 배급이 난항을 겪으면서 공격 흐름이 슬랑오르에게 넘어갔고 오히려 후반 16분에 한국전 첫 골을 기록한 '요르단 국가대표' 알리 올완이 올린 크로스를 로니 페르난데스가 곧바로 시도한 논스톱 발리슛이 그대로 크로스를 강타하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에 전북은 ACL2가 배출한 진태호, 유제호와 함께 최철순까지 내보내며 반전을 꾀했지만, 답답한 흐름은 계속 이어지면서 결국 홈팬들의 야유와 함께 ‘닥치고 공격’이란 질타의 목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전북은 후반 추가시간 5분까지도 특유의 ‘닥공’을 보여주지 못한 채 승3점을 챙기는 데 만족해야 했다.
결국 이기고도 고개를 떨군 김두현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경기 내용 측면에서 골이 많이 나는 경기가 이상적이다. 그런 경기를 하고자 준비을 하고 있고, 조금씩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그 안에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승리다. 이기는 게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과정도 중요하다. 많은 골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리는 것도 필요하다. 감독으로서 이를 충족하려고 선수들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며 "앞으로 더 발전을 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된다. 준비를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K리그1 잔혹한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는 절체절명의 전북은 지난 2일 인천전에서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홈팬들에게 결국 ‘김두현 나가’ 수모를 겪었던 김두현 감독은 남은 두 경기 대구(10일)와 광주(24일)전에서 팀 운명을 건 사활에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총력전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