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네거리에서] 로봇시대의 성주참외

[ 대구일보 ] / 기사승인 : 2024-02-19 14:22: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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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섭국장·사회2부
본격적인 로봇시대가 시작됐다.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에서 봐 왔던 일들이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옵티머스’ 2세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았다.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행동을 가장 잘 모방할 수 있는 인간형 로봇을 말한다.

최초의 휴머노이드는 1973년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선보인 두 발로 걷는 ‘와봇1’이었다. 우리나라도 2004년 한국과학기술원에서 휴머노이드 ‘휴보’(HUBO)를 개발한 데 이어, 2005년엔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얼굴 모습을 한 ‘알버트 휴보’도 공개할 정도로 세계 인공지능 로봇의 발전추세를 따라가고 있다.

2016년 당대 최고의 프로바둑 바둑 고수였던 이세돌 기사와 대국을 벌였던 ‘알파고(AlphaGo)’를 기억한다. 8년이 지난 현재 우리는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차원의 인공지능(AI) 로봇은 인류의 도구에서 점차 인간생활의 동반자로 진화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일부 고급식당에서는 로봇이 손님 좌석까지 음식을 배달하며, 인천공항에서는 로봇이 곳곳을 누비며 인천공항을 소개해 외국인들 조차 신기해 하는 모습이다. 이같은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인간의 사고와 창조성을 확장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전례없는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등에 이어 우리나라도 지난 1월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을 발표, 2030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3조 원을 투자하고, 100만 대의 첨단 로봇을 보급할 방침을 발표했다.

이처럼 ‘로봇기술’은 1960년대 산업용 로봇 개발 후 AI(인공지능)을 접목, 농업분야까지 진출하면서 농촌도 본격적인 ‘AI영농시대’를 맞고 있다.

농촌의 AI접목은 경북 성주군이 앞장서고 있다. ‘성주참외’의 고장으로 명성이 높은 성주군은 최근 전국 최초·최대 규모로 개장한 비상품화 농산물 자원화센터를 비롯, 참외생산 과정에서 판매까지 모든 유통과정에 AI를 접목, 농업선진화를 주도하고 있다.

전국의 지자체마다 영농인력 고령화 현상에다 인구감소에 따른 심각한 일손부족 현상으로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영농이 불가능할 정도의 농촌현실을 감안하면 농촌지역의 AI시스템 확대는 불가피하다. 다행히 농촌지역에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돌아와 차세대 영농인으로 정착하면서 영농현장의 인공지능화도 가파르게 확산되고 있다. 성주군은 영농현장에 인공지능시스템을 확대해 나가면서 ‘전국 최고의 부자농촌’ 실현 목표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최근 5년 연속 풍작을 이루면서 ‘성주참외’는 지난해 꿈의 목표였던 조수입 6천억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 여세를 몰아 올해도 조수입 6천억 굳히기에 들어가며 사상 초유의 조수입 8천억 원에 도전하고 있다.

성주참외의 천문학적인 목표는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참외영농가들의 재배기술은 사상최고수준에 도달해 있는데다, 성주군에서는 꾸준히 최첨단시설을 갖추는 등 영농의 현대화 행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성주참외는 여름이 제철인 참외를 한 겨울철인 1월부터 가을 추석까지 연중 생산해 내는 초고도 영농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성주참외’는 전국 지자체에서 생산하는 단일품목의 농산물 생산액 중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는 제주도 감귤이긴 하지만 감귤은 제주도 도내 전역에서 생산하고, 성주참외는 일개 군 단위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이라는 점에서 실제적으로 성주참외가 ‘전국 1위’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이렇듯 SF영화나 만화 속에서만 봐 왔던 로봇이 어느새 우리생활에 현실화 된 것처럼, 성주참외에 접속한 AI시스템으로 인해 성주군의 전국 최고의 부자농촌 실현은 수년 내 가능할 것으로 확신한다.

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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