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동, 지묘동, 무태…지명의 유래를 아시나요?

[ 대구일보 ] / 기사승인 : 2023-07-10 10:12:38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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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고개
왕산
“살내, 무태, 연경동, 불로동의 유래를 아시나요?”

대구시민들에게는 익숙한 지명이다.

하지만 이름의 유래는 약 1천96년 전으로 흘러간다. 후삼국을 통일한 태조 왕건이 대구와 경북을 잇는 팔공산에 남긴 흔적들이기 때문.

지난 5월 팔공산이 전국의 23번째 국립공원으로 승격되면서 팔공산에 남겨진 역사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고 있다.

대구방짜유기박물관은 오는 12월31일까지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을 기념하는 작은 전시회를 개최한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신형석 박물관운영본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팔공산 일대의 지리적 무대를 바탕으로 이곳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스토리로 재구성해 설화적 요소가 가미된 유래담을 살펴볼 수 있다”며 “국립공원 승격을 계기로 팔공산의 진면목을 살펴보기 위해 그곳에 깃든 역사를 조명해 시민들과 공유하고자 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불로동
무태
첫 번째 전시로 ‘팔공산에 남겨진 태조 왕건’을 주제로 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팔공산 일대는 927년 후삼국시대 고려 태조 왕건과 후백제 견훤이 큰 전투를 벌였던 역사적 장소다. 936년 후삼국을 통일한 태조 왕건이지만 팔공산 전투에서 크게 패해 신숭겸, 김락 등 많은 장수와 군사를 잃고 구사일생으로 돌아간 패배지이기도.

그중 살내, 무태, 연경동, 나팔고개, 왕산, 파군재, 지묘동, 독좌암, 불로동 등은 왕건과 관련된 전설과 지명으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살내’는 ‘화살이 내(川)를 이뤘다’라는 뜻이다. 공산전투 당시 지금의 대구 북구 동변동 유니버시아트 선수촌 아파트와 서변동 월드메르디앙 아파트 사이 위치한 동화천을 두고 활을 이용해 큰 전투를 치뤘다는 유래가 있다.

‘무태’는 후퇴하는 견훤을 쫓던 왕건이 견훤의 군사가 매복해 있을지도 모르니 군사들에게 ‘경계를 태만히 하지 말라’는 의미로 생긴 지명이다. 동화천의 서쪽에 위치해서 현재 서변동으로도 불린다.

‘연경동’은 공산전투 당시 승기를 잡은 왕건 군대가 견훤 군대를 추격하다 이 마을을 지날 때 선비의 글 읽는 소리가 들려와 학문을 닦는 선비들이 많은 마을이라 한 것에서 유래됐다.

‘나팔고개’는 공산전투 때 견훤의 군대가 지묘동 고개에서 왕건의 군대를 에워싸고 포위망을 좁히며 나팔을 불며 진격해 ‘나팔고개’라 했다는 이야기와 왕건 군대가 무태를 지나 6㎞ 정도를 행군할 때 사기를 높이기 위해 나팔을 불어서 이 고개를 나팔고개라 부르게 됐다는 2가지 의미로 전해진다.

이 밖에 대구방짜유기박물관에서는 지묘동, 독좌암, 불로동 등에 대한 재밌는 유래도 소개하고 있다.

전시는 해당 장소의 사진과 각각의 지명이 가진 유래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꾸며진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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