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가축 사료에 혼입된 미세플라스틱이 소의 반추위에서 미생물과 직접 상호작용해 소화 과정과 대사 기능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제 연구진은 반추위 환경을 실험적으로 재현한 결과, 다양한 플라스틱 입자가 미생물 활동을 교란하고 일부는 더 작은 조각으로 분해되는 양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장기적으로 육류·유제품의 안전성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농가에서 사용하는 건초와 보리, 사일리지는 포장재와 슬러지, 타이어 마모물 등에서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될 수 있다. 사료 생산·보관·운반 과정에서도 추가 오염이 발생해 농업 전반에 미세입자가 퍼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번 실험에는 농업 현장에서 흔히 발견되는 5종의 플라스틱이 사용됐다. 연구진은 반추위 액과 사료 재료에 다양한 크기와 농도의 미세플라스틱을 첨가해 발효 반응을 관찰했으며, 가스 생성량, 산도, 건물 분해율, 발효산, 미생물 단백질 변화를 기반으로 영향을 분석했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이 섞인 모든 조건에서 가스 생성량이 줄었는데, 이는 산성도 변화가 아닌 미생물 대사 기능의 저하에 따른 것으로 해석됐다.
사료의 분해율은 오히려 증가했는데, 연구진은 반추위 미생물과 사료의 물리적 마찰이 플라스틱 표면을 깎아내거나 작은 조각으로 쪼개는 방향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일부 플라스틱은 다른 종류보다 표면 변화가 더 뚜렷하게 관찰됐다.
사료 종류에 따라 반응 강도도 달랐다. 보리를 활용한 실험에서는 사료 영양 분해에 관여하는 미생물 활동이 약화되고, 외부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기능성 단백질이 증가해 반추위 미생물군이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임을 시사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패턴이 사료 소화 효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생물 구성도 변화했다. 탄수화물 분해에 주로 관여하는 미생물 무리는 감소했고, 환경 변화나 스트레스에 민감한 종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세플라스틱 노출로 장내 균형이 흐트러지는 ‘미생물 불균형’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분석된다.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이 단순히 소화기관을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발효 과정과 미생물 군집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입자의 크기가 작은 경우 장벽을 통과해 조직으로 이동할 소지가 있어 축산물 안전성 평가에서도 고려돼야 한다”고 전했다.
성장 초기 송아지나 스트레스 환경에 있는 개체는 미세입자 흡수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점도 제시됐다. 이는 미세플라스틱 또는 그 부산물이 육류나 우유 등 식품으로 이동할 위험성을 높인다.
연구진은 농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사일리지 필름, 기타 포장재, 슬러지 처리 등을 통한 미세플라스틱 유입을 줄이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료 오염 기준 설정 시 플라스틱의 크기 변화와 미생물 반응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며 “돼지 등 비반추동물에서도 동일한 반응이 나타나는지 확인할 후속 연구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