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앙코르 광복 80주년 특별기획 모범감옥이 시청자들을 만난다.
MBC 편성표에 따르면 17일 오후 3시 10분 '앙코르 광복 80주년 특별기획 모범감옥'이 방영된다.
이 작품은 서대문형무소의 시선에서 역사를 풀어내는 ‘일인칭 회고록’ 형식에 뮤지컬과 드라마, 다큐 화면을 결합한 파격적 융합 장르로,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의 옥중투쟁을 기록과 문헌에 기반해 재현한다.
1908년 일본이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101번지에 세운 근대식 감옥 서대문형무소는 38년 동안 약 9만4천여 명의 조선인이 강제 수감된 역사의 현장이다. 강우규, 김구, 손병희, 안창호, 여운형, 유관순, 한용운 등 구국의 영웅들이 지나간 공간으로, ‘모범감옥’은 이 장소가 품은 비극과 서사를 무대 넘버와 영상 언어로 되살린다.
1부는 ‘옥중일기’, ‘형무소의 짐승들’, ‘복종하라’, ‘그곳에 조선인이 있었다’, ‘깃발이 되리라’ 등 5편의 뮤지컬로 구성된다.
‘옥중일기’는 성인 10명이 겨우 설 수 있는 감방에 20~30명이 함께 기거하며 굶주림과 싸웠던 현실을, ‘형무소의 짐승들’은 반복되는 혹독한 노동과 수치스러운 검신 과정을 무대 위에 재현한다.
‘복종하라’는 손톱 밑 찌르기, 거꾸로 매달아 코에 뜨거운 물 붓기 등 당시 조선인에게 가해진 72가지 고문을 고증해 담았다. 오프닝 ‘그곳에 조선인이 있었다’는 형무소에 첫 발을 들인 독립운동가들의 순간을 비추고, ‘깃발이 되리라’는 강우규 의사와 유관순 열사의 듀엣으로 옥중 만세의 울림을 전한다.

출연진은 서범석(강우규), 하도권(김구), 고훈정(안창호), 신창주(한용운), 송영미(유관순) 등 실력파 뮤지컬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고훈정은 쇠약해진 안창호를 표현하기 위해 30km 달리기와 혹독한 다이어트·단식을 감행해 몰입도를 높였다.
음악은 ‘빨래’, ‘렛미플라이’의 민찬홍 작곡가가, 대본은 ‘백범’, ‘태일’의 장우성 작가가 맡아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프리젠터 엄기준은 “나는 서대문형무소다”라는 강렬한 내레이션으로 문을 연다. 단순 해설자를 넘어 ‘감옥 그 자체’로서 담담하지만 묵직한 증언을 이어가며, 공간이 기억한 폭력과 저항의 시간을 관통한다. 흑백톤으로 제작된 티저는 ‘경성 한복판에 세워진 초대형 감옥’이라는 키워드로 서대문형무소의 무게를 강조했고, 배우들의 열연과 음악이 깊은 울림을 전했다.
광복 80년을 맞아 ‘모범감옥’은 기록과 예술의 언어로 독립의 정신을 환기하며, 잊으면 안 되는 이름들과 그들의 투쟁을 현재의 감각으로 불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