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있는 건축' 해방촌 ‘느좋’ 스폿 총집합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08-16 14:00:56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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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이유 있는 건축-공간 여행자’
MBC ‘이유 있는 건축-공간 여행자’

MBC ‘이유 있는 건축-공간 여행자’가 레트로 감성과 트렌디함이 공존하는 해방촌으로 건축 여행을 떠나 MZ 취향을 정확히 저격했다.

12일 방송에서는 엄지윤·조진세가 가파른 지형과 계단, 공공성을 품은 건축물, 재생 시장까지 해방촌의 ‘느좋(느낌 좋은)’ 공간들을 탐방하며 숨은 비밀을 풀어냈다.

해방촌에 도착한 두 사람은 체감 45도급 언덕과 끝이 보이지 않는 ‘천국의 계단’에 압도됐다. 브라이언은 “여기 오면 100칼로리 그냥 태운다”고 놀랐고, 엄지윤은 “다리에 알이 배어 반바지를 못 입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유현준 건축가는 “계단이 많으면 자동차가 못 오기 때문에 일상 도시에서 드문 ‘자동차로부터의 해방’이 가능한 동네”라고 지형이 만든 특성을 분석했다.

루프탑 카페에서는 “서울 전역이 다 보인다”는 탄성이 쏟아졌다. 절벽으로 끊긴 두 길을 건물이 이어 공공 통로가 된 이 공간은 2023 한국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사유지를 통해 공공을 실현한 대표 사례로, 조망을 넘어 ‘길의 일부가 된 건축’의 힘을 보여줬다.

이어 ‘108 하늘 계단’과 서울 최초 경사형 승강기가 소개됐다. 1~4층으로 구간화된 승강기는 오르막 중간 하차가 가능해 고경사 일상의 불편을 덜었다. 이 계단의 흔적은 일제강점기 경성호국신사로 향하던 돌계단에서 비롯됐으며, 해방 이후 실향민 마을이 들어선 역사적 층위도 짚었다.

해방촌 투어의 메인 스폿은 건축상까지 받은 ‘신흥시장’. 집과 집 사이 틈새를 활용한 ‘포켓 마켓’ 구조로 4개의 출입구를 통해 어디서든 쉽게 드나들 수 있게 했다. 불편한 경사가 오히려 개성으로 전환된 사례다. 전현무는 “나 여기 가봤다”고 밝혀 ‘트민남’ 면모를 드러냈고, 유현준은 “바쁜 사람이 안 가본 데가 없다”며 ‘무수면설’로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신흥시장의 하이라이트는 롤러코스터를 닮은 ‘클라우드’ 지붕. 1급 발암물질 석면 슬레이트를 철거하고 투명 소재로 채광과 개방감을 확보했다. 1㎡ 남짓한 기둥 면적으로 678㎡ 지붕을 지탱하는 맞벽 구조, 대형 장비 진입이 어려운 지형을 고려해 채택한 신소재 ETFE까지 대담한 설계가 감탄을 이끌었다.

해방촌 재생의 명암도 짚었다. 김시덕 도시문헌학자는 “외지인 중심 관광지화로 생활재 상권이 빠졌다”며 “고도제한 등 개발 제약이 있어 공공 개발의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핫플’을 넘어 일상성이 회복돼야 한다는 메시지다.

‘이유 있는 건축-공간 여행자’는 건축을 매개로 역사·문화·경제·예술·과학을 넘나드는 토크쇼다. 유현준, 전현무, 홍진경, 박선영이 출연하며 매주 화요일 밤 9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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