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코치·감독’으로 ‘대구에서만 12년’ 최원권 “사퇴가 훨씬 쉽지만... 욕을 더 먹더라도 사랑하는 팀을 위해 버티고자 한다”

[ MK스포츠 축구 ] / 기사승인 : 2024-04-15 00:24: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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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FC는 4월 14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2024시즌 K리그1 7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대결에서 1-1로 비겼다. 올 시즌 K리그1 7경기 1승 3무 3패(승점 6점)로 11위다. 대구는 최하위(12위) 대전하나시티즌에 승점 1점 앞선다.

대구의 전력은 정상이 아니다. 세징야가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했다. 세징야는 대구 유니폼을 입고 K리그1 201경기 77골 51도움, K리그2 36경기에선 11골 8도움을 기록한 대구의 상징이다. 주전 스트라이커 에드가, 미드필더 벨톨라도 재활 중이다. 인천 원정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미드필더 요시노 쿄헤이는 발목 통증을 느끼고 있다.

대구 최원권 감독은 “정말 어렵다”며 “매우 힘든 상황으로 가까스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적이 안 좋을수록 어깨가 더 무거워진다. 책임감도 커진다. 무책임하기 싫어서 더 노력하려고 한다. 세징야, 에드가, 벨톨라의 부상은 핑계일 뿐이다. 어린 선수들이 인천전에서 간절함을 안고 뛰었다. 희망을 봤다. 현 상황에서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대구는 2018시즌 코리아컵 우승, 2021시즌 K리그1 3위 등을 차지하며 K리그1 강호로 올라선 팀이다. 대구는 지난 시즌에도 K리그1 파이널 A에 들었다.

그래서일까. 인천 원정 경기 내내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 대구 팬들은 경기가 끝나자 최 감독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내내 대구 팬들이 내건 걸개도 눈에 들어왔다. 이 걸개엔 ‘실언실인(失言失人) 최원권 감독’이란 문구가 적혀 있었다. ‘감독’ 글자엔 빨간색으로 X표시가 되어 있었다.

최 감독은 2013년 선수로 대구와 첫 인연을 맺었다. 최 감독은 이후 플레잉코치, 코치, 수석코치, 감독대행, 감독으로 대구와 함께하고 있다. 최 감독은 대구에서 K리그2, K리그1, 코리아컵 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등을 모두 경험했다.



최 감독은 “팬들은 (7일) 서울전이 끝나고서도 그렇게 했다”며 “감독으로선 듣고 싶지 않은 소리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이어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대구를 정말 사랑하시는 분들이다. 마음이 격해져서 그러시는 듯하다. 한편으론 서운한 마음도 든다. 강원 원정 때도 팬들에게 말씀드린 것이 있다. 사퇴하는 게 훨씬 쉽다. 하지만, 지금 새 감독님이 오신다면 분위기만 잠깐 바뀔 뿐이다. 내가 욕을 더 먹더라도 사랑하는 이 팀을 위해 버티려고 한다. 만약 내가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내려놓을 수 있다. 팬들에겐 입이 열 개라도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못 드린다. 당장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



대구엔 전력을 정비할 여유조차 없다.

대구는 4월 17일 DGB 대구은행파크에서 2024시즌 코리아컵 3라운드 충북청주FC와의 대결을 벌인다. 21일엔 홈에서 2024시즌 K리그1 8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전을 치른다. 대전은 최하위로 내려앉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팀.

세징야는 복귀까지 3, 4주가 걸린다. 에드가는 최소 2주의 시간이 필요하다. 벨툴라는 병원 진단 결과 큰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휴식을 취하고 있는 상태. 당장 눈앞의 경기엔 세 외국인 선수 모두 출전이 어렵다.

최 감독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다가오는 홈 2연전이 중요하다.

숭의(인천)=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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