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KT 상대 6이닝 2실점..韓 무대 99승 불발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4-03-29 20:04: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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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한화 이글스의 홈 개막전에서 쾌투를 펼쳤지만, 아쉽게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류현진은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KT 위즈와 홈 경기에 한화의 선발투수로 출격했다. 류현진이 정규시즌 대전 홈 경기에 등판한 것은 지난 2012년 10월 4일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전 이후 4194일 만이었다.

2006년 프로에 데뷔해 2012년까지 KBO리그 190경기(1269이닝)에서 98승 52패 1세이브 1238탈삼진 평균자책점 2.80을 써냈고,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LA 다저스,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거치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186경기(1055.1이닝)에 출격해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한 류현진은 명실상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다.





이후 올해 초 국내 복귀를 선택한 그는 일본 오키나와에 차려진 한화의 스프링캠프에서 두 차례 불펜 피칭과 한 차례 라이브 피칭을 실시했다. 이어 7일 자체 청백전을 통해 첫 실전 경기를 가진 류현진은 12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4이닝 3피안타 3탈삼진 1실점), 1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5이닝 6피안타 6탈삼진 2실점) 등 두 차례 시범경기 등판도 성공적으로 마치며 정규리그 출격 준비를 끝냈다.

다만 시작은 좋지 못했다. 지난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 개막전에서 3.2이닝 6피안타 3볼넷 5실점 2자책점으로 주춤했다. 해당 경기에서 끝내 한화가 2-8로 대패함에 따라 류현진은 KBO 통산 53패째를 떠안았다.

그럼에도 류현진을 향한 사령탑의 믿음은 굳건했다. 경기 전 만난 최원호 한화 감독은 “류현진에게 제일 걱정했던 것은 구속이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나왔다”며 “원래 제구가 없던 투수도 아니었다. 상황에 따라 잡히는 부분이다. 몸만 안 아프면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참고로 23일 잠실 LG전에서 류현진의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측정됐다.

그러면서 최 감독은 “(오늘 류현진의 투구 수는) 100구 안팎이다. 좋으면 100개 가까이 던질 것이다. 100개는 안 넘기려 한다”며 “다른 선수들도 류현진이 오면서 직, 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는 것 같다. 위기감을 느끼는 선수들도 있었고, 전체적으로 같이 좋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안치홍, 김강민, 이재원에 이어 류현진이 오며 투수, 야수 쪽에서 대체 불가 급의 선수들이 생겼다. 누구 하나가 특별하게 분위기를 휘어잡는다기보다는 자연스레 팀 분위기가 잡혀가는 그런 것을 느끼고 있다”고 흐뭇해 했다.

그리고 류현진은 이런 최원호 감독의 신뢰에 부응이라도 하듯 이날 KT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1회초는 불안했다. 선두타자 배정대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어 천성호는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좌전 안타를 헌납, 1사 1, 2루에 몰렸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박병호를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한화 타선은 1회말부터 류현진에게 2점을 지원했다. 문현빈, 요나단 페라자의 연속 안타로 연결된 무사 1, 3루에서 채은성의 땅볼 타구에 상대 3루수 황재균의 송구 실책이 나온 틈을 타 3루주자 문현빈이 홈을 파고들었다. 노시환의 우익수 플라이로 계속된 1사 1, 2루에서는 안치홍이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류현진은 2회초 들어 안정을 찾았다. 강백호(삼진)와 황재균(우익수 파울 플라이), 장성우(유격수 땅볼)를 상대로 차분히 아웃카운트를 늘리며 이날 자신의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3회초에는 김민혁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김상수(2루수 플라이)와 배정대(삼진), 천성호(3루수 땅볼)를 차례로 잠재웠다.

4회초에도 호투는 계속됐다. 로하스를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묶은 데 이어 박병호, 강백호를 연속 삼진 처리했다. 5회초에는 황재균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한 뒤 장성우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김민혁(1루수 땅볼), 김상수(삼진)를 깔끔히 잡아냈다.

하지만 6회초가 아쉬웠다. 배정대를 삼진으로 막아냈지만, 천성호, 로하스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1사 1, 2루에 봉착했다. 이후 박병호는 삼진으로 이끌었지만, 강백호와 황재균에게 연달아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2실점했다. 장성우를 삼진으로 막으며 더 이상의 실점은 하지 않았다. 이후 한화는 6회말 득점에 실패했고 7회초 시작과 동시에 한승혁을 출격시켰다.

류현진의 이날 최종 성적은 6이닝 8피안타 9탈삼진 2실점. 총 89개의 볼을 뿌린 가운데 패스트볼(43구)을 가장 많이 활용했으며, 체인지업(19구)과 커터(10구), 커브(8구)를 곁들였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측정됐다.

한편 이날 류현진을 보기 위해 만 원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12,000석이 모두 매진된 가운데 김승연 한화 그룹 회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김승연 회장이 대전 야구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18년 10월 19일 키움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 5년 5개월여 만이다. 오랜만에 야구장을 찾은 김 회장은 박찬혁 한화 구단 사장과 대화를 나눈 뒤 투, 타의 핵심 자원인 문동주, 채은성을 불러 격려하기도 했다.





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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