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객 10명 중 9명 이상은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코로나19는 비교적 잠잠해졌지만, 숙지지 않은 불안감과 미세먼지 등 각종 이유로 대중교통 내에서는 노마스크 풍경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날 오전 8시께 대구도시철도 2호선 신매역은 출근 및 통학을 서두르는 시민의 발길로 북적였다. 열차 한 칸에는 대략 30~40명의 승객이 있었지만, 이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김씨는 “마스크를 벗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왔는데, 막상 열차에 타니 다들 쓰고 있어서 민망했다. 당분간 계속 쓰고 다닐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은 지상에 있는 시내버스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시간 서구청 앞을 지나는 425번 버스의 승객 20여 명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박민석(36·서구)씨는 “예전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심하게 고생을 한 기억이 남아 있다”며 “아직 마스크를 완전히 벗기에는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지선호(22·동구)씨는 “오늘부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미세먼지가 심하다는 예보를 보고 마스크를 챙겨왔다”며 “이젠 마스크가 익숙해져 별다른 불편이 없다”고 전했다.
다만 학생과 20대 등 일부 젊은 승객은 마스크를 벗는 데 거부감이 없는 모습이었다. 비교적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은 도시철도 반월당역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을 다수 볼 수 있었다.
노마스크로 지하철을 탄 직장인 김건영(30)씨는 “3년째 마스크를 쓰면서 너무 불편했는데, 이젠 홀가분하다”며 “코로나19 이전 사회로 완전히 돌아온 기분”이라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명률이 올 들어 다시 오르는 추세”라며 “70~80대라면 백신 접종을 여러 차례 받았더라도 대중교통이나 밀폐된 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고 밝혔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