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헬스] 하루 한 줌의 피칸, 콜레스테롤 낮추고 심장 건강 돕는다

[ 비건뉴스 ] / 기사승인 : 2025-07-09 12:38:08 기사원문
  • -
  • +
  • 인쇄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12주간 매일 피칸을 섭취한 사람들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매일 약 57g, 즉 2온스 분량의 생 피칸을 섭취한 실험 참가자들의 총 콜레스테롤 수치는 평균 8mg/dL 이상 감소했고, LDL 콜레스테롤은 7mg/dL, 중성지방 수치는 16mg/dL 줄어들었다. 이 결과는 혈압이나 혈관 확장 능력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혈중 지질 수치를 개선하는 데 집중된 효과를 보여주었다.



해당 연구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트리샤 L. 하트 박사 연구팀이 수행했으며, 대사증후군 위험 요인을 하나 이상 지닌 성인 13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쪽은 기존 간식을 유지했고, 다른 쪽은 평소 먹던 과자나 쿠키 대신 매일 생 피칸을 섭취했다. 연구는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게재됐다.



피칸은 미국 남부와 멕시코 일부 지역에 자생하는 호두과 식물로, 식물학적으로는 핵과류(drupe)에 속한다. 단단한 껍질 안에 영양이 풍부한 씨앗을 품고 있으며, 단일불포화지방, 폴리페놀, 마그네슘 등 심혈관에 이로운 영양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피칸의 주요 지방산인 올레산(oleic acid)은 올리브유에도 풍부하게 포함돼 있으며, 간에서 LDL 전구물질 생성을 억제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텍사스심장연구소 매튜 시거 박사는 “피칸은 식후 중성지방 급상승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이러한 일시적인 지질 급증도 장기적으로는 심장 질환의 위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예방영양사 미셸 루덴스타인 RD는 “피칸의 엘라그산과 플라보노이드는 각각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혈관 기능을 향상시킨다”며 “이는 심혈관계 전체에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총 콜레스테롤 3.6% 감소는 수치상으로는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으나, LDL 수치 5mg/dL 감소는 향후 5년간 심혈관 사건 위험을 약 4%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50건 이상의 견과류 관련 임상시험을 종합한 최근 메타분석도 다양한 견과류에서 유사한 지질 수치 개선 효과를 보고하고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 심장전문의 브렛 빅터 박사는 “건강에 해로운 간식을 하루 한 줌의 피칸이나 다른 견과류로 대체하는 것은 식습관 개선을 위한 현실적인 접근”이라며 “간식이 미국 성인의 하루 칼로리 중 5분의 1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 영역을 공략하는 것이 전체 식단을 바꾸지 않고도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피칸 섭취는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외에도 식이섬유 섭취량을 하루 평균 3g 증가시키고, 첨가당 섭취를 줄이며, 식생활지수(Healthy Eating Index)를 9점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양 밀도가 높은 식물성 식품을 권장하는 식이 지침과 일치하는 결과다.



다만 피칸 섭취가 모든 사람에게 권장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그 중에서도 나무 견과류에 민감한 사람은 극미량만 섭취해도 중증 반응을 보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피칸은 2온스당 약 390kcal에 달하는 고칼로리 식품이므로, 체중을 관리 중이거나 칼로리 제한 식단을 따르는 경우 다른 에너지원과의 조절이 필요하다. 실제로 연구 참가자들의 평균 체중은 12주간 0.7kg 정도 증가했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는 피칸을 포함한 견과류가 스타틴이나 운동, 체중 감량 등 기존 심혈관 질환 예방 전략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이들을 보완하는 식이요법으로서 효과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제 탄수화물 기반 간식을 영양 밀도 높은 피칸 한 줌으로 대체하는 단순한 변화만으로도 건강한 식습관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천 가능한 공중보건 전략으로 고려해볼 가치가 있다.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하려면 전체적인 식단 조절, 신체 활동 유지, 정기적인 건강 검진과 같은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간식 선택 하나로 지질 수치 개선과 심혈관 건강 증진이라는 이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 피칸은 단순한 간식을 넘어 일상 속 건강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

  • 글자크기
  • +
  • -
  • 인쇄

포토 뉴스야

랭킹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