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강민호를 떠나보낸 후 오랜 시간 주전 포수를 찾지 못했다. 김준태가 잠시 기대감을 높였으나 수원 kt로 향했고 이후 경쟁 체제가 이어졌지만 여전히 안방마님은 여러 명이었다. 그런 롯데에 KBO리그 정상급 포수가 찾아왔으니 그가 바로 유강남이다.
유강남은 롯데와 4년, 총액 80억원이라는 거액 계약을 맺으며 거인 군단의 새로운 안방마님이 됐다. 2022시즌 포수로서 1008.1이닝을 소화했고 또 8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전한 ‘금강불괴’다. 리그 정상급 프레이닝까지 갖췄으니 롯데의 안방은 큰 걱정을 덜었다.

유강남의 이적 소식이 전해진 순간 롯데 투수들은 물론 배영수 투수코치조차 환한 미소를 지은 건 이미 다 알려진 일이다. 입단식 현장을 찾은 구승민도 “든든하다”고 표현했을 정도. 그만큼 정상급 포수에 목말랐던 롯데 마운드였고 유강남은 그 갈증을 해소해줄 적임자다.
롯데는 지난 FA 선수 입단식에서 유강남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통해 ‘투수가 원하는 포수’라고 소개했다. 유강남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포수의 모습이기도 해 시너지 효과 역시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유강남은 “롯데에 온 후 가장 먼저 생각한 건 바로 마운드 파워를 키우는 것이다. 또 지난 3년간 떨어진 타격 지표를 올리는 것이다. 이 부분들이 충족된다면 롯데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물론 유강남은 본인이 풀어야 할 숙제에 대해서도 잊지 않았다. 2020시즌 0.256을 기록한 후 2021시즌 0.230, 2022시즌 0.173으로 떨어진 도루 저지율에 대해선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롯데 투수들과의 호흡을 강조했다.
유강남은 “스프링캠프 전까지 최경철 코치님과 대화를 나누며 이번 시즌에 가져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 도루 저지율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 그래도 다시 올라갈 것이란 자신감이 있다”며 “도루 저지율은 포수가 혼자 끌어올릴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투수와 합심해서 전보다 나은 기록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롯데의 2022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4.45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4.83을 기록한 한화 이글스가 아니었다면 꼴찌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프 시즌을 통해 방출된 베테랑 투수들을 대거 영입했고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살 빠진’ 한현희까지 가세했다. 댄 스트레일리와 찰리 반즈 등 외국인 투수들 역시 건재한 만큼 전보다 나은 미래를 예고했다. 좋은 재료가 가득한 상황에서 그들을 맛있게 요리해줄 포수가 올해 존재한다. 기대가 안 될 수 없는 새 시즌 롯데의 마운드다.
장기 레이스에서 든든히 안방을 지켜주는 포수가 있다는 것은 심리적으로도 대단한 안정감을 준다. 그동안 여러 포수가 안방을 드나들었던 롯데에 기대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제는 아니다. 유강남이 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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