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분해 물티슈, 강에서는 5주 이상 잔존…친환경 표시 신뢰성 논란

[ 비건뉴스 ] / 기사승인 : 2025-12-22 16:55:08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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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생분해 가능’으로 판매되는 물티슈가 실제 하천 환경에서는 5주 이상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실 기준에 의존한 생분해 시험이 현실의 담수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친환경 표시와 관련 마케팅의 신뢰성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영국 카디프대학교 생명과학·화학·공학부 공동 연구진은 카디프 시내 10개 도시 하천과 개울에서 생분해로 표기된 물티슈 2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현장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는 물티슈가 퇴비화가 아닌 변기 배출 후 하천에 유입되는 실제 조건을 가정해 설계됐다.



연구진은 5주 동안 물티슈의 인장 강도 감소를 측정하고, 미생물 생체량, 수질 화학 성분, 수온, 수위 변동 등 환경 요인을 함께 기록했다. 이를 통해 분해 속도와 하천 환경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카디프대학교 생명과학부이자 수자원연구소 소속 토머스 앨리슨 박사는 “물티슈는 변기에 버려질 경우 하천과 담수 생태계에 축적되는 문제가 반복돼 왔다”며 “환경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생분해 제품을 선택하지만, 실제 환경에서의 거동은 거의 검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실험에 사용된 두 브랜드는 모두 셀룰로오스 기반 제품이었다. 다만 자연 셀룰로오스 함량이 높은 제품이 재생 셀룰로오스 비중이 높은 제품보다 분해 속도가 2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 셀룰로오스 비중이 높은 브랜드 A는 하루 평균 약 6.7%의 분해율을 보였고, 재생 셀룰로오스가 많은 브랜드 B는 하루 약 3.1% 수준에 그쳤다. 연구진은 원료 구성 차이가 분해 특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도시 하천 환경은 기존 실험실 시험보다 분해를 촉진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는 하천 내 높은 미생물 활성도와 수온 및 수위 변동 등 동적인 조건 때문인 것으로 연구진은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 종료 시점인 5주 후에도 대부분의 물티슈는 완전히 분해되지 않은 채 잔존했다. 연구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물티슈 표면에 부착되는 하천 부유물과 잔해가 보호층 역할을 하면서 분해를 지연시켰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사벨 뒤랑스 카디프대학교 수자원연구소 소장은 “친환경 라벨과 생분해 기준은 실제 환경을 반영하도록 시급히 개선될 필요가 있다”며 “물티슈 변기 투기를 줄이기 위한 명확한 폐기 안내 역시 오염 저감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생분해로 홍보된 물티슈가 담수 환경에서 장기간 잔존한다는 사실은 관련 마케팅의 신뢰성을 흔든다”며 “현재의 생분해 주장 상당수가 실험실 시험에 기반해 실제 환경 성능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티슈 제품의 생분해 정의와 시험 기준 전반에 대한 재검토와 함께 플라스틱 프리 대체 제품의 환경적 행방에 대한 보다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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