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금토드라마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에서 배우 장희진이 장정왕후 역으로 눈부신 존재감을 발휘하며 극의 후반부를 장식했다. 19일과 20일 방송분에서 모두가 죽은 줄로만 알았던 미스터리 인물 ‘소복 여인’의 정체가 장정왕후로 드러나면서, 장희진은 복잡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내 극적 몰입을 끌어올렸다.

극중 장정왕후는 좌의정 김한철(진구 분)을 무너뜨릴 결정적 증거인 밀약서를 보유한 인물로 밝혀졌다. 박달이(김세정 분)와 영혼이 바뀐 이강(강태오 분), 이운(이신영 분)은 무명단의 산채에 은밀히 잠입해 밀약서를 확보하고, 장정왕후와의 재회 장면이 클라이맥스를 형성했다.

특히 장정왕후가 아들 이운을 알아보고 끌어안는 장면에서는 장희진의 감정 연기가 돋보였다. 장정왕후는 갇힌 산채에서 어린 아들을 베개로 착각하는 혼란스러운 상태였지만, 마침내 아들과 마주했을 때 흘리는 눈물과 포옹의 순간은 시청자들의 감정을 크게 흔들었다. 장희진은 오랜 세월 쌓인 모성의 그리움과 죄책감, 안도의 감정을 고루 담아내며 장면의 감동을 배가시켰다.

이후 전개되는 클라이맥스에서는 장정왕후가 김한철의 집착과 잔혹행위를 목격자로 증언하는 역할을 맡아 극적 여운을 남겼다. 장희진은 김한철에 대한 단호하면서도 씁쓸한 시선을 통해 사랑이 비극으로 치닫는 서사의 설득력을 높였고, 김한철의 비참한 최후를 지켜보는 모습은 작품의 정서를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이번 연기는 단순한 미스터리 해명 그 이상이었다. 장희진은 미스터리한 분위기, 모성애의 폭발, 한 남성의 집착을 마주한 여성의 단호함까지 폭넓은 감정 스펙트럼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사랑 연대기’의 한 축을 견고히 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장희진의 열연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며 작품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는 극의 결말을 향해 달려가며 남은 이야기의 결말과 인물들의 운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