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6홈런 18타점으로 MVP 탈 것”…유쾌하지만 의지 가득했던 LG 오지환의 농담 [MK인터뷰]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4-09-08 07:40: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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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님께 이번에는 6홈런 18타점을 해서 MVP를 받겠다는 우스갯소리를 했다.”

유쾌하지만, 결코 쉽게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가 분명해보였다. 오지환(LG 트윈스)이 앞으로 있을 정규리그는 물론, 포스트시즌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김경문 감독의 한화 이글스를 9-3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2연패에서 벗어난 LG는 67승 2무 60패를 기록, 3위를 지켰다.





5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오지환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그는 5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리며 LG의 공격을 이끌었다.

초반부터 오지환은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2회말 선두타자로 출격해 상대 선발투수 우완 이상규의 6구 145km 패스트볼을 공략, 3루수 앞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4회말에는 선두타자로 출격해 우전 3루타를 친 뒤 박동원의 유격수 땅볼에 홈을 밟았다.

백미는 LG가 2-1로 근소히 앞서던 5회말이었다. 2사 만루에서 한화 우완 불펜 자원 김서현의 3구 152km 패스트볼을 통타해 2타점 우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사실상 승부의 추가 완벽히 LG 쪽으로 기울게 한 한 방이었다. 이후 그는 7회말과 8회말 각각 삼진, 2루수 병살타로 돌아서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전체적으로 타선이 터지면서 경기를 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며 “특히 오늘 타선에서 오지환, 오스틴 딘(4타수 2안타 3타점) 등 두 선수가 타선을 이끌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오지환은 5회말 2타점 적시타를 친 상황에 대해 “김서현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빠른 공에는 저도 자신있다”며 “2볼이었고 만루였기에 판단했을 때 변화구를 던져 볼이 되면 좀 더 확률적으로 안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자신있게 패스트볼 던지겠지라는 생각이었다. 패스트볼은 아무리 빨라도 잘 맞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오지환의 가족들은 이날 경기장을 찾아 오지환의 활약을 지켜봤다. 수훈 선수 인터뷰 때도 오지환은 자신의 자식을 무릎에 앉힌 채 진행했다.

오지환은 “어쩔 수 없이 가족들은 선수들의 경기 결과에 따라 듣는 이야기도 있고, 어쩔 수 없는 그런 것들이 있어 좀 많이 힘들어했는데, 이겨서 다행”이라며 “팀으로도 우리가 주중에 별로 안 좋았다. 주말에 좀 잘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내일(8일)까지도 좀 잘해 마무리를 잘하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디펜딩 챔피언 LG는 1위 KIA 타이거즈(79승 2무 50패), 2위 삼성 라이온즈(72승 2무 57패)에 각각 11경기, 4경기 차 뒤져있는 3위에 머물러 있다.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은 물 건너간 상황. 이날 경기 포함해 최근 10경기에서 4승 6패로 부진했던 것이 뼈아팠다. 이런 상황에서 베테랑 오지환은 팀 분위기를 좋게 하기 위해 힘썼다.

오지환은 “어린 친구들은 아무래도 선배를 바라볼 수 밖에 없고, 고참들은 그 안에서 분위기를 반전하려 하는데, 아무래도 경기를 지다보면 웃을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 (진다고 웃을 경우 주변에) 다르게 보여질 수도 있다”며 “여러가지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저 뿐 아니라 (김)현수 형, (박)해민이 형, (박)동원이, (허)도환이 형까지 다 노력하고 있다. 어제 또 미팅을 했다. 좀 더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해보자 이야기했다. 좀 더 즐거운 경기하자고 했다. 미팅할 때부터 그렇게 이야기한 뒤 (경기에) 들어가 더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LG의 부진에는 아쉬운 수비가 컸다. 승부처에서 실책이 연달아 나왔고, 이는 결국 패전으로 직결됐다.

오지환은 “사실 저 때문이다. 쓸데없는 실수를 범해 1점으로 막을 것을 2~3점으로 가게 했다. 그런 것의 영향력이 너무 컸다”며 “그래서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과정을 돌아보면 정말 최선을 다하려 했기에 후회는 없지만, 경기 자체가 졌다는 것에 좀 아쉬운 느낌”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래도 어느덧 LG는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보는 강팀이 됐다. 과거 암흑기에 비교하면 일취월장한 모습이다.

오지환은 “아무래도 젊은 친구들이 잘해줬다. 최근 해민이 형, 현수 형, 저도 욕을 많이 먹지만 그런 것을 떠나 그런 형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 버티고 있다 생각한다”며 “장기 레이스를 하다보면 안 아프고 많이 뛰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방망이를 못 치더라도 이길 수 있는 것이 야구다. 수비 범위라든지 이런 것도 중요하다. 저는 여전히 형들을 우승 멤버이기 때문에 리스펙트 하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정규리그 우승은 어려워졌지만, 아직 LG의 최종 순위는 정해지지 않았다. 오는 가을야구에서 선전을 펼쳐 한국시리즈에 오른다면 다시 한 번 대권에 도전할 수도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의 영예를 안았던 오지환은 “물론 아쉽다. 계획대로 모든 것이 안 됐다”면서도 “이 안에서 또 긍정을 찾아야 한다. 코치님께 이번에는 6홈런 18타점을 해서 MVP를 받겠다는 우스갯소리를 했다. (순위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지만, 그래도 의미있는 것은 포스트시즌을 간다는 것이다. 최종 순위는 아직 나와 있지 않고, 상대를 해봐야 아는 것이다. 모든 것이 끝나고 판단해주셔도 괜찮을 것 같다. 단기전에서는 뭔가 해본 사람, 과감한 것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에 상대가 압박을 느낄 것이다. 많은 경기를 해야 될 것 같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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