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국수력원자력 - 탄소중립 청정에너지 리더

[ 에너지데일리 ] / 기사승인 : 2025-09-22 00:15:00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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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사장 황주호)이 참여한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설비개선사업’ 착공식이 3일(현지시간)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현장에서 개최됐다.

루마니아 원자력공사가 발주한 이 사업은 월성 원전과 동일한 캔두(CANDU)형 중수로인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의 설비개선을 진행하는 것이다. 총 사업규모는 2.8조원, 사업기간 약 65개월의 프로젝트로, 한수원은 캐나다 캔두에너지(Candu Energy), 이탈리아 안살도 뉴클리어(Ansaldo Nucleare)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참여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행하고 있다.

원전 설비개선사업은 운전허가기간이 만료된 원전의 계속운전을 위한 일종의 대규모 리모델링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루마니아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30년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의 계속운전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수원의 계약규모는 약 1.2조원으로, 주기기 교체 등 시공 총괄 역무와 방사성 폐기물 저장시설 등 주요 인프라 시설 건설을 책임지며, 한전KPS,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건설·시공에 함께 참여한다.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 모습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 모습




컨소시엄 구성, 해외 원전사업 수주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 12월 발주사와 계약을 체결한 후 사업 수행을 위해 지난 2월 현지에 체르나보다 설비개선건설소를 발족하고 8월 초 루마니아 규제기관의 건설 허가를 취득했다. 앞으로 인프라 건설 단계와 본격적인 설비개선공사 후 2030년 준공을 목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루마니아의 전력공급 안정화와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수원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 원전사업을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체르나보다원전은 한수원이 설계하거나 운영한 원전이 아님에도 발주사는 한수원이 체르나보다원전과 동일한 캔두(CANDU)형 중수로 원전인 월성1호기 압력관 교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사례를 높이 평가하고 한수원의 참여를 원했다. 한수원은 2011년 세계 최단 기간인 27.5개월 만에 월성1호기의 압력관 교체를 완료한 바 있다.



한수원은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루마니아와 더 끈끈한 관계를 맺고, 앞으로 해외 사업 다변화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연료 공급망 강화

한수원이 최근 미국 핵연료 및 서비스 공급사인 센트루스(Centrus Energy Corp.)와 농축우라늄 공급 확대 계약과 투자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원전 연료 공급망 강화에 나섰다.



한수원은 8월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센트루스와 우라늄 농축 관련 투자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및 농축우라늄 공급 물량 확대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은 기후변화 대응과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원전의 역할이 커지는 흐름 속에, 안정적인 연료 조달 기반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정부의 실용적 에너지믹스 정책 기조와도 궤를 같이 하면서 국가 산업경쟁력과 자원안보를 동시에 강화하려는 의지가 담겼다.



우리나라는 그간 농축우라늄을 해외에 의존해 왔고, 국제 정세 변화나 특정국 의존도 심화에 따른 공급 리스크가 상존했다. 이에 한수원은 공급 다변화와 장기 파트너십 구축을 핵심 과제로 삼아왔다. 이번 합의는 올해 2월 체결한 농축우라늄 공급계약의 연장선상에서 공급 물량을 추가 확보하고, 향후 투자 협력까지 포괄하는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구체적인 기간·물량·상세 조건은 상호 협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확정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협력의 또 다른 축은 국내 기업과의 동반 진출이다. 한수원, 포스코인터내셔널, 센트루스 등 3자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해 미국 내 신규 원심분리기 공장 등 농축 인프라와 관련한 공동투자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한수원은 상용 원전 연료의 안정적 조달을 넘어, 글로벌 농축 밸류체인 참여를 통해 중장기 경쟁력을 높이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구매자-공급자’ 관계 넘어 투자·공급·기술 협력으로 확장



센트루스는 미국 원자력안전위원회(NRC)로부터 차세대 원전과 SMR 등의 연료로 사용되는 고순도저농축우라늄(HALEU) 생산 허가를 획득한 유일한 기업이다. HALEU는 기존 대형 원전에서 사용하는 연료의 우라늄-235 농축도가 3~5%인데에 비해 우라늄-235 농축도가 5~20%로 높아 같은 양의 연료로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으면서 사용후핵연료의 발생량은 더 적은 것이 특징이다.



센트루스는 미국 오하이오 주 파이크턴에 있는 농축시설에서 2023년 11월 20kgU(킬로그램우라늄)의 HALEU 초도 생산에 성공했으며, 올해 6월 900kgU의 HALEU를 생산 납품해 연간 900kgU의 HALEU 양산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미국 에너지부에 입증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80여종의 SMR(소형모듈원자로) 프로젝트가 경쟁적으로 추진되는 가운데, 향후 SMR용 농축우라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한수원은 이번 협력 확대를 통해 상용 원전 연료는 물론 차세대 원전에 필요한 전략 연료까지 단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센트루스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함으로써 향후 사업 확대의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 정부가 원자력 재건을 핵심 정책 과제로 추진하는 상황에서, 아시아의 주요 원전 운영국인 한국과의 협력은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SMR을 비롯한 차세대 원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번 협력은 센트루스가 미국 내 생산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제 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가 단순 ‘구매자-공급자’ 관계를 넘어 투자·공급·기술 협력으로 확장되는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수원이 국내 기업과의 컨소시엄 형태로 미국 내 농축 인프라 논의에 참여하게 되면, 조달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사업 기회 창출과 수익 다변화가 가능해진다. 더불어 한·미 간 원자력 협력의 실질적 성과로 기록되며, 국제 연료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이번 합의가 국내 원전 운영의 안정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국내 관련 기업의 글로벌 밸류체인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번 협력 확대는 대한민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안정적인 농축우라늄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원자력발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원자력 시장에서 대한민국 원전의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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