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연 개인전 '당신은 여러분'…자아의 층위, 회화로 묻다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05-14 00:55:19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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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국제뉴스) 이운길기자 =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한자연 작가의 개인전 '당신은 여러분'은 이 짧지만 근원적인 질문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이름, 직업, 역할로 정의되지만 실제의 자아는 감정과 기억, 경험이 얽힌 복합적인 구조로 존재한다. 작가는 회화라는 매체를 통해 이 다층적인 자아의 구조를 깊이 들여다본다.

▲한자연 작가의 개인전 《당신은 여러분》 <갤러리위 제공>
▲한자연 작가의 개인전 '당신은 여러분' <갤러리위 제공>

이번 전시는 '삭제의 가벼움', '기억의 경계', '버려지는 기록들'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작품군은 개인의 내면을 조명하는 서로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삭제의 가벼움'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이미지 소비와 그 휘발성을 주목한다. SNS처럼 빠르게 생성되고 지워지는 장면들—그 사라짐의 순간을 작가는 회화 속에 붙잡는다. 삭제된 감정, 흐릿한 기억은 다시 존재의 흔적으로 되살아난다.

'기억의 경계'는 정확하지 않은 기억 속에 남겨진 감각의 흔적을 담는다. 명확하지 않기에 더욱 감정을 환기시키는 풍경들 속에서 기억은 왜곡이 아닌 새로운 감성의 출발점이 된다.

'버려지는 기록들'에서는 영수증, 쪽지 같은 사소한 일상의 흔적들이 회화의 캔버스로 옮겨진다.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졌던 조각들이 예술로 승화되며 무심코 지나친 자아의 일부가 새롭게 드러난다.

전시는 직선적인 서사 대신 병렬적 구조로 구성돼 관람자가 스스로의 경험과 기억을 통해 작품을 해석하고 의미를 구성하도록 유도한다. 작가는 이미지, 기억, 기록 사이의 틈에서 ‘자아’라는 개념의 실마리를 건네며 다음 질문으로 이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이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 '당신은 여러분'은 그 물음이 잠시 머무는 공간이며, 관람자의 응답이 전시의 마지막 장면이 되기를 희망한다.

▲한자연 작가의 개인전 《당신은 여러분》 <갤러리위 제공>
▲한자연 작가의 개인전 '당신은 여러분' <갤러리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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