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만 번의 선택....② PBA 당구 천재들은 어떤 샷을 선택했을까?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05-08 17:57:29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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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A는 세계 각국에서 날아온 당구 천재들의 경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한순간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 치열한 샷대결을 펼치며 그들이 구사하는 기술에는 피와 띰이 담겨져 있다.(지난 월드챔피언십 2025 결승전을 앞두고 륏피 체네트(왼쪽)와 세미 사이그너가 손을 잡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PBA

(고양=국제뉴스) 이정주 기자 = 안녕하세요, PBA 프로 당구를 열렬히 응원해주시는 대한민국 팬 여러분!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힘차게 날갯짓을 시작한 프로 당구 PBA(프로당구협회)가 어느덧 7번째 시즌을 향해 뜨겁게 질주하고 있다는 사실, 모두 알고 계시죠? 이제는 TV만 켜면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PBA 프로 당구를 시청하시면서, 선수들이 선보이는 마치 마법과 같은 스트로크의 향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 그리고 한순간도 예측할 수 없는 드라마틱한 경기 운영에 푹 빠져 보신 경험, 다들 있으시리라 믿습니다!

혹시 그런 멋진 플레이를 감상하시면서, 문득 이런 궁금증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지는 않으셨나요?

"와, 저렇게 환상적인 샷의 정체는 도대체 뭘까?" "PBA 무대를 휘젓는 당구 천재들은 어떤 기술을 가장 즐겨 사용할까?" "수많은 기술들 중에서 가장 높은 확률로 득점에 성공하는 '필살기'는 과연 무엇일까?" 하고 말이죠!

세미 사이그너의 찍어치기(맛세이)/@PBA
세미 사이그너의 찍어치기(맛세이)/@PBA

네! 바로 여러분의 속 시원한 해답을 찾아드리기 위해, 국제뉴스가 야심차게 준비한 특별 기획 시리즈! 지난 1편에서는 PBA 선수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TOP 7 기술들을 집중적으로 분석해 드렸는데요.

PBA 프로 당구 5시즌 간 시도한 기술 집중 분석

오늘은 그 두 번째 시간으로, 지난 5시즌(2020-2021시즌부터 2024-2025시즌까지!) 동안 PBA 1부 투어 선수들이 실제 경기에서 구사한 41만여 회에 달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낱낱이 분석하여, 아직 소개해 드리지 못한 흥미진진한 PBA 프로 당구의 나머지 기술 트렌드를 속속들이 파헤쳐 볼 예정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PBA 출범 시즌인 2019-2020시즌 데이터는 아쉽게도 기록이 없어 이번 분석에서는 제외되었다는 점,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자, 그럼 이제 프로 당구의 더욱 깊숙한 매력 속으로 함께 빠져들어 볼까요? 오늘 우리가 함께 탐험할 두 번째 이야기는 과연 어떤 흥미로운 기술들로 채워질까요? 지금 바로 그 두 번째 페이지를 활짝 열어봅니다!

헐크 강동궁(SK렌터카)이 지난 1월 열린 24-25시즌 웰컴저축은행 PBA 챔피언십 32강전에서 3뱅크샷을 시도하고 있다./@PBA TV 화면캡쳐

일격에 2점! 판도를 뒤흔드는 ‘뱅크샷 트리오’(1뱅크샷, 2뱅크샷, 3뱅크샷)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짜릿함! 목적구를 직접 맞히기 전에 쿠션을 먼저 공략하여 득점을 올리는 뱅크샷은, 일반적인 득점과는 달리 무려 2점이나 획득할 수 있다는 엄청난 이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PBA는 이러한 뱅크샷을 쿠션을 맞히는 횟수에 따라 1뱅크샷, 2뱅크샷, 3뱅크샷으로 세분화하여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PBA의 14가지 기술 유형 중에서 1뱅크샷과 3뱅크샷이 각각 8%라는 높은 시도율을 기록하며, 앞서 소개해 드린 TOP 4 기술(뒤돌리기(25%), 옆돌리기(20%), 대회전(10%), 비껴치기(9%))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1뱅크샷의 45%와 3뱅크샷의 40%라는 준수한 성공률은 정말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1뱅크샷 (빵구)넣어치기(왼쪽)와 1뱅크샷 (히까기)걸어치기(오른쪽) 예시/@유튜브 화면 캡쳐 <편집 이정주 기자>
1뱅크샷 (빵구)넣어치기(왼쪽)와 1뱅크샷 (히까기)걸어치기(오른쪽) 예시/@유튜브 화면 캡쳐 <편집 이정주 기자>

반면에 '더블가락'이나 '따블' 등의 친숙한 애칭으로 불리기도 하는 2뱅크샷은, 2%의 시도율과 38%의 성공률로 1, 3뱅크샷에 비해 다소 저조한 수치를 보이며, 같은 뱅크샷이라고 할지라도 그 결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2뱅크샷의 낮은 시도율과 성공률에는 경기 중 해당 배치가 자주 발생하지 않는 이유도 있겠지만, 공격 실패 시 수구와 목적구에 대한 힘 조절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상대방에게 좋은 형태의 공 배치를 허용할 수 있다는 위험 부담 또한 선수들의 소극적인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2뱅크샷(더블가락꾸)에시/@유튜브 화면 캡쳐 <편집 이정주 기자>
2뱅크샷(더블가락꾸)에시/@유튜브 화면 캡쳐 <편집 이정주 기자>

'가라꾸'나 '가락' 등의 정겨운 일본식 용어로 오랫동안 불려 온 뱅크샷은, 직접적인 득점이 어려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신의 한 수'와 같은 전략적인 선택으로 자주 활용됩니다. 더욱이 1샷 2득점이라는 매력적인 이점을 바탕으로, 승부의 흐름을 단숨에 뒤집거나 경기를 마무리 짓는 결정적인 순간에 짜릿한 '승부수'로 등장하며 팬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장면을 연출하기도 하죠!

도저히 공략할 방법이 없다면... 과감한 선택, '횡단/종단샷'

'지그재그 샷'이라는 흥미로운 별칭으로도 잘 알려진 '횡단/종단샷' 하면, '슈퍼맨'이라는 멋진 별명을 가진 조재호 선수를 떠올리는 팬들이 많으실 겁니다! 또한 파워풀한 샷으로 유명한 '헐크' 강동궁 선수 역시 '횡단샷'을 예술적으로 구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죠. 이처럼 특정 선수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느껴질 정도로, 보는 이로 하여금 강력한 쾌감을 선사하는 샷이 바로 '횡단/종단샷'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룅단/종단샷(더블러시)의 예시/@유튜브 화면 캡쳐 <편집 이정주 기자>
룅단/종단샷(더블러시)의 예시/@유튜브 화면 캡쳐 <편집 이정주 기자>

대체적으로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기술 중 하나로 손꼽히는 '횡단/종단샷'을 PBA 선수들은 지난 5시즌 동안 8,469회 시도하여 이 중 3,780회를 성공시켰습니다. 시도율은 전체의 2%를 차지했고, 성공률은 45%로 전체 평균(46.2%)에 거의 근접한 수치를 보였습니다. 이 기술 역시 키스 위험이 높은 어려운 난구이지만, 성공했을 경우 득점은 물론이고 다음 공의 배치까지 유리하게 만들 수 있으며, 무엇보다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더블(따블) 다시'나 '더블(따블) 러시' 등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무회전과 시스템의 절묘한 조화... 섬세함이 생명, '길게치기'

'길게치기'는 주로 3뱅크샷 시도 상황에서 많이 활용되는 기술이지만, 옆돌리기나 뒤돌리기 형태로도 종종 시도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PBA 선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기술 중 하나가 바로 이 '길게치기'라고 합니다! 되돌리기, 리버스, 2뱅크샷과 비슷한 약 2%(7,573회) 안팎의 시도율을 보였으나, 성공률은 33%(2,485회)로 전체 14개 기술 유형 중에서 가장 낮은 득점 확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주로 무회전이나 아주 미세한 회전 팁을 활용하여 샷을 시도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정확한 시스템 계산까지 완벽하게 맞아떨어져야만 득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매우 까다로운 기술이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길게치기/세워치기 예시(왼쪽부터, 앞돌리기 형태, 옆돌리기 형태, 3뱅크)/@유튜브 화면 캡쳐 <편집 이정주 기자>
길게치기/세워치기 예시(왼쪽부터, 앞돌리기 형태, 옆돌리기 형태, 3뱅크)/@유튜브 화면 캡쳐 <편집 이정주 기자>

'길게치기'는 당구 좀 친다는 동호인들 사이에서도 '신의 영역'이라고 불릴 정도로, 상당한 '감'과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난구 중의 난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식 용어로는 '다대', '다데', '세워치기' 등으로 불렸으나, 동호인들이 느끼는 '다대'와는 약간 다른 뉘앙스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PBA 당구 용어 관련 자료 참고)

리버스샷(리보이스) 예시/@유튜브 화면 캡쳐 <편집 이정주 기자>
리버스샷(리보이스) 예시/@유튜브 화면 캡쳐 <편집 이정주 기자>

역회전 기술의 정점! 예술적인 궤적, '리버스(리보이스)'

역회전을 의미하는 '리버스'는 그 이름처럼 역회전을 이용하여 구사하는 대표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당구장에서는 영어 발음 그대로 '리보이스'라는 명칭으로 많이 불렸던 이 기술은, 5시즌 동안 총 6,409회 시도되어 2,334회 성공했습니다. 시도율 1.5%, 성공률 36%를 기록하며 전체 14개 기술 유형 중 11위를 차지했는데요. 더블쿠션, 옆돌리기, 횡단 샷, 비껴치기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는 리버스 공격은, 수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선수들 사이에서도 매우 높은 난이도의 기술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또 당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두께, 스트로크, 시스템, 파워, 회전의 완벽한 조화가 이루어져야만 성공할 수 있는 '고급 기술'이 바로 '리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호인들에게 일본식 용어인 '리보이스'로 불린 이유는, 영어 발음 'reverse'가 일본어로는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전해집니다.

지난 3월 제주도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 2025 결승전에서 세미 사이그너가 체네트와 3세트 경기에서 찍어치기를 시도하고 있다./@유튜브 PBA TV 캡쳐 <편집 이정주 기자>
지난 3월 제주도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 2025 결승전에서 세미 사이그너가 체네트와 3세트 경기에서 찍어치기를 시도하고 있다./@유튜브 PBA TV 캡쳐 <편집 이정주 기자>

상상력과 기술의 융합! '예술구'의 향연, '기타'

PBA는 앞서 소개해 드린 13가지 기술 유형 외의 모든 샷을 '기타 기술'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 '기타 기술'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예술구' 성향의 화려한 기술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요. 대표적인 예가 '맛세이' 또는 '맛세'라는 이름으로 친숙한 '찍어치기'입니다! 마치 마법과 같은 궤적을 만들어내는 '찍어치기'는 당구의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기술이죠. 또한 '황오시'로 잘 알려진 '바운딩 샷'과 점프 샷, 키스 샷(쫑) 역시 '기타 기술'에 속합니다.

PBA가 분류하는 '기타기술'에는 바운딩샷(황오시), 밀어치기샷(우측 아래)도 포함된다./륏피 체네트(왼쪽)와 세미 사이그너가 결승전을 앞두고 손을 잡으며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유튜브 김빠빠 TV 캡쳐 
PBA가 분류하는 '기타기술'에는 바운딩샷(황오시), 밀어치기샷(우측 아래)도 포함된다./륏피 체네트(왼쪽)와 세미 사이그너가 결승전을 앞두고 손을 잡으며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유튜브 김빠빠 TV 캡쳐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오시'라는 용어로 익숙한 '밀어치기'와 극한의 회전력을 활용한 '스핀 샷'도 '기타 기술'로 분류됩니다. PBA에서는 '찍어치기(맛세이)'의 '마법사'로 불리는 터키의 세미 사이그너 선수가 예술구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다채로운 '기타 기술'들은 지난 5시즌 동안 얼마나 활용되었을까요? 데이터를 살펴보니 총 2,790회(0.7%) 시도되어 14개 기술 유형 중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성공률은 34%로, 33%를 기록한 '길게치기'보다는 1%가량 높은 수치로 간신히 꼴찌를 면하는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PBA 기술 분석,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자, 오늘 PBA 프로 당구 기술 분석 두 번째 시간에는 뱅크샷부터 예술구까지, 다양한 기술들의 세계를 함께 탐험해 보았습니다! 어떠셨나요? 다음 편에서는 또 어떤 흥미로운 데이터 분석 결과와 선수들의 이야기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지,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그래프 이정주 기자
@그래프 이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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