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은 지난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다저스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 5번 중견수로 나서 볼넷 2개를 얻으며 팀 공격에 이바지했다.
3회에는 2사 2루 기회에서 볼넷으로 출루하며 다음 타자 잰더 보가츠에게 기회를 열어줬다. 보가츠의 좌익수 방면 2루타 때 1루에서 홈까지 들어왔다. 8회에도 마이클 코펙을 상대로 볼넷을 얻으며 기회를 이었다.
수비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이를 충분히 만회할 만한 활약을 타석에서 보여줬다.
신인답지 않게 침착한 모습이다. 그는 1차전을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그저 야구 경기일 뿐”이라며 가을야구에 대처하는 소감을 전했다. “한 번은 다시 돌아보기 마련이지만, 이것은 그저 야구 경기일 뿐이다. 엄청나게 미친 것이 아니다”라며 말을 이었다.
이날 경기에 대해서는 “타석에서 스트라이크를 많이 본 거 같지 않다. 아마도 치기 좋은 공은 두 개 정도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를 깨달은 뒤 스스로 속도를 낮추고 안타를 노리는 것보다 출루에 집중했다. 특히 코펙과 승부에서는 존 안에 들어오느냐 아니냐의 승부였는데 힘든 대결을 벌였다. 볼넷을 얻을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소감을 묻자 그는 “솔직히 말하자면, 경기 중간 스스로 ‘내가 어떻게 대처하고 있지?’라고 스스로 물어봤다. 정말로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관중들의 함성은 당연히 엄청났지만,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그저 야구 경기라고 생각했다”며 대처 방식에 대해 말했다.
여기에 그는 “우리 홈구장 관중들도 만만치 않게 함성이 크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메릴은 2차전을 대비하는 자세와 관련된 질문에도 재차 “그저 야구 경기”라는 말을 반복했다. “정규시즌과 똑같다. 3~4경기 시리즈를 하면 첫 경기를 지더라도 다음 날 다시 새로운 경기를 준비한다. 포스트시즌이라고 뭔가 굉장히 특별한 것처럼 얘기하지만, 우리는 이곳에 야구를 하면서 즐기고 있다.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우리의 ‘A게임’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3년 전 고등학생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성숙한 모습이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주전 선수로 자리 잡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감독 부임 전 구단 자문으로서 산하 마이너리그 구단들을 돌면서 메릴의 유망주 시절을 지켜봤던 마이크 쉴트는 “그는 매우 안정됐고, 정리 정돈이 잘된 선수이며 높은 야구 지능을 갖고 있고 정신적으로 건전한 젊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야구 경기를 뛰는 것을 사랑하며 경기를 보는 눈도 뛰어났다”며 메릴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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