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 후배 8명에 수면제 대리 처방 강요 폭행까지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4-04-23 11:21: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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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좋은 캡틴을 자처하고 뒤로는 후배들을 협박했다. 파렴치한 선배 그 자체다.

전 야구선수 오재원이 현역 시절 두산 베어스 후배 8명에게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아오도록 강요하고 폭행까지 한 것으로 뒤늦게 밝혔다.

오재원 그 자신이 상습 마약 투약과 폭행 및 협박 혐의 등으로 구속되면서 스스로의 커리어를 친 것은 물론, 과거 자신의 소속팀의 후배들과 친정팀 두산의 시즌 운영까지 심각한 차질을 빚게 만든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인간이 됐다.





두산 구단은 4월 초 소속 선수 8명이 오재원에게 수면제를 대리 처방해 건넨 사실을 2주 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향정신성의약품 상습 복용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전 프로야구선수 오재원의 수면제 대리 처방 사건에 두산 선수들이 휘말리게 된 것이다.

두산 구단은 오재원의 대리 처방 문제가 불거진 3월 말께 자체 조사를 진행해 관련 사실을 파악했으며, 해당 선수들은 현재 경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에 연루된 두산 선수들은 주로 2군 선수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3월 17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오재원을 구속기소 했다.

검찰에 따르면 오재원은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2023년 4월에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242정을 수수하고 지인의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혐의도 오재원에게 적용됐다. 오재원은 또 지인이 자신의 마약류 투약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지인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부수고 멱살을 잡는 등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오재원이 현역으로 뛰었던 2021년과 2022년 당시 두산 후배들을 위계질서로 겁박해 수면제를 대리 처방하도록 종용했다는 내용이다. 오재원은 해당 시기 선수단 야수 최고참의 지위에 있었고, 오랜 기간 두산의 캡틴으로 선수단의 리더였다. 그런데 그 기간 약물에 중독 돼 후배들에게 의료법을 위반하도록 강요하고 이를 시행하지 않으면 폭행까지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채널 A 보도에 따르면 오재원은 후배 선수에게 폭행을 행사한 것은 물론, 정신적인 괴롭힘 등을 가해 지속적으로 수면제를 대리 처방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재원의 괴롭힘을 이기지 못한 일부 선수는 십여 차례 이상 수면제를 대리 처방 받아 건네준 혐의를 받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대부분 선후배 위계질서 속에서 이뤄진 사건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 등 수사당국의 수사를 지켜본 뒤 결과가 나오면 그때 선수들을 향한 판단을 내리려고 한다. 구단과 해당 선수들은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면서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재원은 현재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는 혐의 내용이 한 두가지가 아닐 정도로 죄질이 매우 나쁘다. 형법상의 문제가 그렇다는 뜻이다.

거기다 야구인으로서도 팬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됐다. 2007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오재원은 2022년까지 16시즌 동안 원 클럽 맨으로서 개인 통산 1,57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7/ 1,152안타/ 64홈런/ 521타점/ 678득점/ 289도루를 올렸다.

두산이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2015, 2016, 2019년)을 달성하는 시기에 오재원은 주전 2루수와 더불어 팀 주장 역할을 맡기도 했다.



특히 오재원은 자신이 두산의 캡틴인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고, 구단은 그의 은퇴식까지 열어주기도 했다. 사실상 오재원이 현역 막바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음을 고려하면 오재원의 리더십과 두산에서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는 뜻이다.

실제 오재원은 2020년 1월 3년 총액 19억원의 조건으로 FA 계약을 맺었지만 이후 3년간 부상과 부진 등으로 제 몫을 하지 못해 사실상 ‘FA 먹튀’로 불렸다.

3시즌간 148경기서 타율 0.207/5홈런/33득점/36타점/13도루/OPS 0.589의 초라한 성적에 그쳤다. 특히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46경기 79타석, 18경기 31타석을 소화하며 1할대 타율에 그쳐 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리고 해당 기간이 겹친 2021년과 2022년 약물에 중독돼 후배들을 겁박하고, 야구 활동은 물론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수면제를 대리 처방 받아 사용했다면 ‘야구인 오재원’ 개인으로나 팀의 ‘리더 오재원’으로의 역할로나 업무상 배임 수준을 넘어선 해사 행위를 했다.

특히 다른 9개 구단들로부터 ‘밉상’으로 꼽히며 빌런 이미지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두산 팬들은 오재원의 리더십과 야구장에서의 열정을 사랑하며 굳은 믿음을 보냈었다. 그런데 그 겉으로 보여준 모습마저 위선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겉으로는 좋은 선배인 척 미디어와 팬들을 속이고, 뒤로는 후배들을 위협하고 괴롭혀 끝내 그들에게 위법행위까지 강요한 범죄자로 전락하게 됐다. 전 야구선수라는 표현도 아깝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스포츠인으로서의 자신의 본질도 잊고 그 지위를 악랄하게 악용한 오재원은 야구계에서 영구퇴출 되는 것이 마땅하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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