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플러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열리는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MLB.com' 등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나라가 향하는 방향이 나아졌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국가 연주 시간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는 경기전 국가 연주 시간을 갖는다. 보통 선발 출전하는 야수들이 워밍업하는 시간에 진행되기에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파울라인에 도열한다. 선발 출전하지 않는 선수들의 참가 여부는 구단마다 정책에 따라 달라지지만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대부분 더그아웃앞에 도열해 예를 갖추는 것이 관례다. 캐플러 감독은 이에 대한 참가 거부를 선언한 것.

이 글에서 그는 미국 국가 후렴구에 나오는 가사인 '자유의 나라이자 용기의 고향(land of the free and the home of the brave)'을 언급하며 "지금은 이 나라가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같은 분노에는 지난 25일에는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18세 괴한이 난입, 총을 난사해 19명의 학생과 2명의 교사가 목숨을 잃는 끔찍한 사고였다. 이 과정에서 현장에 출동한 무장 경찰이 학부모들의 애원에도 사건 현장에 진입하지 않고 오히려 학부모들을 제압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캐플러는 "정치인들이 로비스트와 총기 업자들의 이익이 우리 아이들이 방탄 가방과 사격 훈련이 필요없이 학교에 갈 자유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상,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다"며 현재 미국에는 국가에서 말하는 용기도, 자유도 없다고 꼬집었다.
[샌디에이고(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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