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기후 분석 전문기관인 클라이밋 애널리틱스(Climate Analytics)는 14일 '여전히 표류 중인 미래: 전 세계 에너지 전환이 LNG 선박 건조 사업에 미치는 영향 평가'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5월 ‘좌초될 미래 : 전 세계 에너지 전환 시나리오에 기반한 석유 및 LNG 운반선 시장 전망’ 보고서를 업데이트하는 내용으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세계 에너지 전망(World Energy Outlook)에서 예측한 LNG 수요와 최신 LNG 운반선 발주 현황을 비교했다.
특히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이어진 'LNG 황금기'가 아직 이어지는양, 국내 조선업계가 LNG 가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큰 경제적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경고가 담겼다.
2030년까지 글로벌 LNG 운반선의 과잉 공급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가장 보수적인 SPEPS 시나리오상에서도 2030년 초과하는 LNG 수송 용량이 2023년 선복량의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약 275척이 초과 공급되는 것을 의미한다.
전 세계가 1.5도 목표 달성을 지키는 가장 엄격한 넷제로(NZE) 시나리오상으로는 2030년이 되면 전 세계적으로 필요한 LNG 수송 능력보다 62% 초과해 약 400척 과잉 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35년에는 수송 능력 초과가 154%로 치솟아 약 630척의 과잉 공급 상태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은 이러한 과잉 공급 문제에서도 깊게 관여돼 왔다. 2024년 현재 한국은 전 세계 LNG 운반선 발주량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한국에서만 약 120척 이상의 LNG 운반선이 추가로 인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조선업은 LNG 황금기의 수혜자였지만, 이미 황금기가 지나간 만큼 다시금 발주 호황에 기대하며 기후 리스크를 방치하는 대신 에너지 전환에 걸맞은 사업 영역을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
한국은 기존의 기술력과 공급망을 바탕으로 조선업계도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기후솔루션 가스팀 오동재 팀장은 "LNG 운반선 과잉 공급으로 인해 한국 조선업은 좌초 자산의 위기에 처할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을 방치할 경우 경제적 손실은 돌이킬 수 없다"라고 말했다.
오 팀장은 또한 “한국은 풍력 터빈 설치 선박(WTIV), 해상 풍력 하부 구조물 등과 같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조선 기술 및 공급망이 있다”라며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흐름에 따르는 산업전환이 한국의 경제와 산업을 구할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과잉 공급이 지속될 경우, 한국 LNG 선박 산업이 경제적 좌초 자산으로 투자 손실을 겪을 것이라 전망했다.
화석연료 운송 사업에 계속해서 자본을 투입하는 것은 시장에서 더 큰 손실을 초래할 위험한 도박이 될 뿐 아니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 속에서 한국이 중요한 기회를 놓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