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환경 문제는 일부 학생만의 관심사나 선택 과제가 아니다. 기후 위기, 자원 고갈, 폐기물 등의 문제는 이미 학생들의 일상과 삶의 조건을 직접적으로 바꾸고 있다. 폭염으로 인해 학습 환경에 변화가 생기고 있고, 미세먼지와 건강 문제, 에너지 비용 상승, 식량 가격 변동은 모두 지금 우리 모두 체감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환경 교육은 여전히 캠페인이나 생활지도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듯하다.
그동안 환경 교육은 주로 개인의 실천과 도덕성에 초점을 맞춰왔다. ‘분리배출을 잘하자’, ‘일회용품을 줄이자’,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자’ 등과 같은 메시지가 반복됐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은 환경 문제의 본질을 단순화한다. 실제 환경 문제는 개인의 의지 부족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인에게 ‘잘하라’고 요구하는 방식만으로는 왜 아무리 노력해도 문제가 반복되는지 설명할 수 없다. 학교에서의 환경 교육은 행동을 권장하는 차원을 넘어 왜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생기는지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잘못된 상식이 너무 이르게, 단단하게 굳어진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환경 구조의 흐름 또 맥락을 배우지 못한 채 형성된 인식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쉽게 수정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즉, 학교 환경 교육은 정보를 추가하는 교육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다고 믿는 상식을 다시 질문하게 만드는 교육이어야 한다는 것.
특히 환경 보호를 미래 세대를 위한 희생이나 먼 미래의 위기로만 설명하는 접근 역시 한계점이 있다. 환경은 이미 학생들의 현재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실의 온도, 숨 쉬는 공기의 질, 가정의 에너지 비용, 식탁에 오르는 식재료의 가격은 모두 환경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환경 교육이 현재의 삶과 분리된 채 이루어진다면 학생들에게 이 문제는 현실과 동떨어진 추상적인 주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학생들은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시민으로 성장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성인이 된 이후에는 환경 문제를 체계적으로 학습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업무와 생계가 우선되는 현실에서 환경 교육은 늘 뒤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 학교에서 환경을 어떻게 가르치느냐에 따라 사회 전체가 이 문제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환경 교육은 학생들을 착하게 만들기 위한 교육이 아니다. 환경을 이유로 행동을 강요하기 위한 교육도 아니다.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미래의 선택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교육이다. 지금 학교에서 환경 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사진=픽사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