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지난 2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5라운드 수원FC 원정 경기에서 1- 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서울은 15승 8무 12패(승점 53)으로 4위에 올랐다. 포항스틸러스가 27일 울산HD에게 패했고, 서울은 순위를 끌어올리며 김기동 감독이 강조했던 ‘2차 목표’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지난 광주FC, 강원FC전 연패를 끊고 3경기 만에 승리하며 분위기까지 뒤바꿨다.
이날 2개월 만에 득점포를 가동한 루카스의 활약이 기쁜 서울 팬들과 김기동 감독이나, 가장 반가운 소식은 ‘캡틴’ 기성용의 복귀다. 지난 6월 기성용은 아킬레스쪽 부상 후 회복에 어려움을 겪으며 이탈 기간이 길어졌었다.
그리고 4개월 만인 26일 수원FC전에서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오랜만에 팬들 앞에 모습을 보였고, 후반 21분 이승모와 교체되며 약 24분 정도 경기장을 누볐다.
경기 후 기성용은 “4개월 동안 힘든 시간이었지만 몸을 새롭게 만들 수 있느 시간이었다. 선수들이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여름에 많이 더웠는데, 그때 승리를 많이 해서 파이널A에 처음 오게 됐다. 선수들에게 고맙기도 하고 저는 그냥 숟가락을 얹은 느낌인데 오늘 경기에서도 승리할 수 있어 기뻤다”라고 전했다.
예상보다 부상 기간이 길어지며 기성용은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기성용은 “부상이 길어지다 보니까 개인적으로 답답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서두르기보다는 다시 회복하는데 집중했다. 다행히 팀이 좋은 결과를 얻고 있어서 부담을 다소 덜었다. 개인적으로 회복할 시간이 많아서 다행이었다. 사실 이렇게 큰 부상을 겪은 적이 처음이었다. 답답했지만 (회복까지) 기다리면서 꾸준히 몸을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몸상태에 대해 “지금 70% 정도 올라왔다. 연습 경기 두 경기 정도 뛰었다. 연습 경기와 본 경기는 다르다. 아쉬운 것은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제 남은 몇 분을 뛰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마지막 3경기 잘 준비해야겠다”라며 “생각보다는 체력적으로 괜찮은 상태”라고 했다.
그렇다면 시즌 전까지 풀타임을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기성용은 “몸이라는 게 갑자기 좋아지면 좋겠지만, 오랜 기간 뛰지 않았다. 감독님과 훈련을 통해 뭐가 팀에 가장 좋은지 판단해야 할 것 같다. 개인 욕심보다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끔 몇 분을 뛰든 그런 마음으로 남은 경기를 뛰고자 한다”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이날 김기동 감독은 경기 후 기성용의 복귀에 대해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줬다. 마지막 슈팅 기회가 있었는데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아 아쉽다”라며 칭찬했다. 기성용은 김기동 감독의 말을 전해 들은 후 “사실 정신이 없었다. 오랜만에 경기에 투입되니 경기를 잘하기보다는 팀이 이길 수 있게 노력을 했던 거 같다. 조금 힘겨움이 있었지만 복귀전에서 다행히 승리를 거둘 수 있어서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뭘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팀에 도움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먼저였다”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기성용이 빠진 사이 ‘캡틴’ 자리는 팀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린가드의 몫이었다. 그동안 린가드는 꾸준히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었다. 김기동 감독 이전 인터뷰에서 “린가드는 한국 선수가 다 됐다. 리더로서 선수들의 정신적인 부분을 잡아주고 있다”라고 해준 바 있다.
밖에서 ‘임시 캡틴’ 린가드를 바라본 ‘캡틴’ 기성용은 “제가 없는 동안 너무 잘 해줬다. 선수들과의 관게적인 부분 또한 너무나도 훌륭하게 대해줬다. 시즌 초반보다 경기력, 몸 상태가 좋아지면서 팀에 상당히 큰 도움이 되어주고 있다. 여러 부분에 있어서 리더십 또한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에 내년에는 린가드가 주장을 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웃어보였다.
기성용이 교체 투입 당시 서울 팬들은 기성용의 이름을 외치며 응원가를 불렀다.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의 복귀에 팬들은 그 어느 때보다 큰 목소리로 응원을 보냈다. 이에 기성용은 “너무 감사하고 또 죄송했다. 오랜 기간 팀에서 이탈해 있어서 죄송한 마음과 투입됐을 때 그런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 사실 부상을 당하고 연약한 마음도 있었다. 계속 낫지 않아서 생각이 많았는데 팬들께서 이렇게 응원을 보내주시니 힘이 된다. 남은 세 경기에서 잘 해서 ACL 무대에도 한 번 나가봤으면 좋겠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라고 다짐했다.
서울이 파이널A 무대에 올라온 것은 5년 만이다. 유럽 여정을 끝마치고 2020년 돌아온 기성용에게는 첫 파이널A 무대다. 기성용은 “얼떨떨하다. 처음이다. 오랜만에 파이널A에 서울이라는 팀이 올라왔다. 팬들에게도 의미 있을 것이다. 지난 두 경기 확실히 아쉬웠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선수들이 오늘 경기를 계기로 다시 한번 목표를 다시 세워서 팬들을 위해 좋은 성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끝으로 팀의 베테랑으로서 목소리를 높였다. 기성용은 “선수들이 목표 의식이 확실했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고생해서 이 자리에 왔는데 남은 세 경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더 동기를 얻어서 자신을 밀어붙였으면 좋겠다. 그냥 이기는 것은 없다. 정말로 한계까지 싸워서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여름에 보여줬었던 끈기있는 모습을 마지막 최종전까지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수원=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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