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덩어리인 폐분체도료 업사이클링시장을 선도하다

[한국미디어뉴스통신=박주환 기자] ‘뉴올터너티브’ 팀(영남대 식품자원경제학 석사과정 박동규, 부산대 식품자원경제학 학사과정 윤신헌)은 2022년도 ‘공공기술기반 시장연계 창업탐색 지원사업’ 실험실창업탐색팀(POSTECH 혁신단)으로 선정됐다. 뉴올터너티브 팀은 실험실에서 가지고 있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여 세부적인 고객발굴과 고객특성에 맞는 특화형 상품 개발로 본격적인 사업화 과정을 밟고 있는 팀 중 하나다.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박동규, 윤신헌 씨는 각자 입학한 대학은 다르지만 같은 과에서 비슷한 경험들을 쌓으며 학부과정을 보냈다. 주로 폐기물 자원의 회수 및 개발과 관련된 연구 분야로 소각 또는 매립되어야 할 가치가 없는 자원의 재생을 위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현재 사업화를 진행 중인 폐분체도료 및 폐배지의 재생 분야다.

분체도료는 도색 및 도장(분체)업에서 사용되는 고체로 되어있는 분말형태의 도료다. 액상도료와는 다르며 정전기 스프레이를 통해 도료를 날려 철제류 입체에 도료가루를 흡착시키고 이를 고온의 열처리 과정을 통해 융화시켜 유도하고자 하는 특정 색상의 도장이 되게 하는 작업에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VOCs(휘발성유기화합물)을 가지고 있는 액상도료와는 다른 성질의 성분들을 함유하고 있고 대체적으로 도장공법에 있어 친환경적이기 때문에 차세대 도장 기술에 매우 중요한 도료 자원 중 하나이다.

분체도장 작업과정
분체도장 작업과정

그러나 분체도료 내에는 크롬납산(PbCr) 계열의 중금속이 다량 함유되어있고 사용 후 흡착성 및 내구성이 떨어져 재사용이 불가하다. 재사용이 불가한 분체도료는 현재 사업장지정폐기물로 지정되어 있어 대부분의 분체업체에서 해당 폐도료를 지정폐기물 처리업체에 위탁하여 비용을 지불하며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폐기처리 가격은 사드 배치 이후 대중국 수출 제한으로 인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 5년 전 대비 처리가격이 약 6~7배(現 톤당 50-70만원) 상승하며 많은 도장업 종사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폐분체도료가 지역사회에 미치고 있는 문제들은 굉장히 많다. 소래습지에 발암물질인 분체도료를 무단으로 적치해 놓거나 혹은 고가의 분체도료를 허가도 없이 무단으로 받아들여 이를 중국에 불법 수출하는 사례도 있다. 또한 이를 중간마진을 남겨 임차해 놓은 건물에 무단으로 적재해 놓고 도망가는 사업자도 많다. 분체도료 1,000톤만 수거해도 5~7억 원은 남길 수 있으니 이를 불법적으로 활용하여 마진을 남기고 모든 책임은 건물주에게 전가하는 비윤리적인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 방치된 폐분체도료만 해도 약 10만톤 이상은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뉴올터너티브’ 팀은 이와 같은 사회문제에 집중하여 아이디어를 개발했다. 가장 먼저 대구 북구에 위치한 대진분체산업(이진욱 대표, 분체도료 사용업체)에 아르바이트로 시작하여 사원으로 입사하였고 현업에 종사하며 산업동향 및 취약점들에 대해 파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회사에서 발견한 문제들을 실험실로 가져와 이를 재자원화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폐분체도료를 키트화(휴대용 페인트 용품)시키거나 경화(플라스틱화)시키는 방법들을 연구했지만 성형화 기술 또는 중금속 분리 제거 기술의 미흡으로 이를 피봇했고 가장 효율적으로 도료를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러던 중 이를 연소하여 에너지화시키는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채택하게 되었다. 해당 분체도료를 다른 자원들과 혼합 후 펠릿화시켜 물질 내에 있는 독성물질을 분리/제거/최소화한 상태로 열병합·화력발전소에 공급하고 발전소에서는 이를 전력생산 대체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1차 시제품이 개발된 후 2022 공공기술기반 시장연계 창업탐색 지원사업(이하 한국형 아이코어) POSTECH대구경북실험실 창업혁신단에 선정되어 해당 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고객들을 컨택하는 방법 및 인터뷰 방법론에 대해 배우게 되었고 머릿속에만 가지고 있던 잠재고객들을 실제고객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에 들어갔다. 국내 고객의 경우 분체업 7곳, 산업발전소 12곳에 직접 찾아가 분체도료를 사용하고 폐기처리하는 과정에서부터 폐기물 자원들을 재활용하여 이를 연료로 사용하는 SRF(Solid Refused Fuel, 폐기물고형연료) 사용 고객까지 확보하며 실제 사용고객들은 일반고형연료 형태가 아닌 바이오고형연료(Bio-SRF) 형태의 연료를 더 필요로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국내 산업발전소 방문 사진
국내 산업발전소 방문 사진

아이코어의 연계 프로그램인 KIC Tech Frontier Program(조지워싱턴대학교)에 참여하여 해외고객 확보에도 직접 나섰다. 3주 동안 미국 워싱턴D.C. 및 뉴욕 일주를 돌아다니며 산업발전소 고객 10명, 분체업 종사자 18명, 탄소중립커뮤니티내 고객 5명, 페인트판매점 3개 등을 돌아다니며 분체도료의 처리 방법과 현황, 그리고 이를 연료로 활용하는 산업발전소의 동향을 파악했다. 폐기물 영역에서 워낙 처리방법이 방대한 미국에 경우 분체도료가 지정폐기물이 아닌 일반폐기물로 취급되어 일반쓰레기와 함께 처리되는 모습을 목도했다. 규모가 꽤 큰 분체업체의 경우만 이를 지정폐기물로 취급하여 비용처리하고 있었고 지정폐기물에 대한 처리비용을 수익으로 전환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지 못하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WTE(Waste To Energy) 산업발전소의 경우에도 폐기물고형연료를 사용하는 부분에 있어 정부 규제나 제재가 한국보다는 약소하여 뉴올터너티브 팀 연료의 사용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해외시장 발굴은 기존에 유도했던 방향대로 흘러가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긴 했다. 고객으로 범주하지 않았던 일반고객들이 우리의 고객이 될 수 있는 것도 확인했다. 예를 들어 겨울철 농업용 비닐하우스에는 온도 관리를 위한 많은 비용이 지출되는데 이를 줄이기 위해 펠릿 형태 또는 목재를 떼워 유지하는 곳이 많았다. 비닐하우스 운영 고객을 만나며 개발 연료가 농업용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WTE 산업발전소로부터 일반 석탄발전소의 경우 현재 Biomass(바이오매스)형태의 연료를 많이 사용하여 개발 중인 연료가 충분히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답을 얻을 수 있었다.

KIC Tech Frontier Program 조지워싱턴대학교 관계자 평가 결과서
KIC Tech Frontier Program 조지워싱턴대학교 관계자 평가 결과서

철저히 고객을 위주로 한 시장분석과 아이템 검증을 통해 개발해왔던 연료가 100% 고객에게 맞는 연료가 아니었음을 인지한 뉴올터너티브팀에게 해외시장 탐방은 오히려 팀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게 해주는 계기가 됐다. 시장은 그들이 우선순위로 두었던 것보다 단순하면서도 복잡하게 그들의 니즈를 요청하고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바이오고형연료 개발에 들어가게 되었고 현재 폐분체도료 내 중금속의 화학적 분리 제거방법과 그리고 이를 활용한 바이오 고형연료 개발건에 대한 기술을 확보하여 특허를 출원해 놓은 상황이다. 그리고 이 혼합된 분체도료의 여러색상을 단일 색상으로 분리하는 물리적 기술도 연구 진행 중이다.

뉴올터너티브 팀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사회적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화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들이 말하는 비전은 세상에서 발견되는 모든 폐기물에 가치와 환경을 더하는 작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가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지기까지 그 과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늘 혁신의 변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뉴올터너티브 팀

-폐분체도료 및 기타폐자원의 재활용을 통한 바이오고형연료 개발
-『대구 소셜벤처 플러스 육성사업 사회문제해결형 비즈니스 아아디어 경진대회 1위
-폐분체도료 내 미세 중금속 입자 분리방법(물리적+화학적) 기술개발
-‘환경부 후원’ 제 2회 탈플라스틱 실천활동 하이브리드 공모대전 대상(환경부 장관상)
-2022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실험실창업탐색(이하 한국형 아이코어) POSTECH대구경북실험실 창업혁신단 선정 및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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