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3년 7개월 만에 6%대로 치솟았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의 영향으로 에너지·원자재 가격과 외식 등 서비스 가격이 계속 오르는 가운데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도 확대되면서 전월(5.4%)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공급망 차질 등으로 석유류, 공업제품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개인 서비스도 높은 물가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채소 등 농축산물 가격 오름세도 확대되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100)로 1년 전보다 6.0% 상승했다. 전월 5.4%보다는 0.6% 포인트(p) 확대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3.2%),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 2월(3.7%)까지 5개월 연속 3%를 보였다. 3월(4.1%)과 4월(4.8%) 4%대에 이어 5월 5.4%까지 오르더니 지난달에는 6.0%까지 치솟았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7.4% 상승했다. 1998년 11월(10.4%) 이후 23년 7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크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동월 대비 5.4% 올랐다. 지난 1월(6.0%)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4.4% 상승했다. 2009년 3월(4.5%) 이후 13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보다 3.9% 올랐다. 2009년 2월(4.0%)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 통계 심의관(국장)은 “지금 추세대로라면 (물가가) 계속 6%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 “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4.7%인데, 이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높다."라고 말했다. 어 심의관은 이어 “전월 대비로 봤을 때 0.6~0.7% P 오르는 건 정말 빠른 상승 속도”라면서 “지금 같은 흐름이라면 향후 7~8% 물가 상승률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했다.

저작권자 © 코리아이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