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고 느끼는 경제 뉴스를 ‘어떻게 하면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게 하지?’라고 고민했습니다. 이때 생각난 것이 ‘우화‘입니다. ‘우화’는 누구나 어릴 때 접해왔고, 더욱 친근하기에 뉴스를 ‘우화’로 풀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죠.

‘우화 in 경제’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기업들의 이슈를 초등학생도 읽고 이해하기 쉽게 동물 이야기에 빗대어 전합니다.

주요 등장 : 까치, 하마, 호랑이

주요 설명 : 까치 회사 ‘까치 월드’, ‘까치 월드’에서 만든 애플리케이션 ‘반가운 손님’, 하마 회사 ‘히포’, ‘히포' 손자 회사‘ 히포 주니어’


까치, 앱으로 동물들 한데 모으다…그리고 연결하다


까치. [사진=픽사베이 제공]
까치. [사진=픽사베이 제공]

더리브스 동물원에는 까치가 살고 있었어요. 까치는 동물들에 즐거움을 주는 게임 회사 사장이자 PC방 사장이었어요. 

장사가 잘돼 떼돈을 벌게 된 까치는 “나 이제 쉴래”하며 돌연 더리브스 동물원을 떠났어요. 그리고 바다 건너 다른 동물원으로 갔죠.

그렇게 더리브스 동물원을 떠나 약 2년간 잘 먹고 잘 놀고 잘 쉬던 까치는 그곳에서 큰 충격에 휩싸였죠.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요. 당시 까치는 “이것은 새로운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는 강한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했죠.

그리고 더리브스 동물원에 다시 돌아온 까치는 ‘까치 월드’라는 회사를 차렸어요. 그리고 스마트폰 앱 ‘반가운 손님’을 출시했어요.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전화나 문자 등은 사용한 만큼 요금을 내야 했죠. 하지만 서로 언어가 다른 동물들은 의사소통이 불편하고 돈이 많이 들어 전화나 문자 등을 거의 사용하지 못했죠.

이때 까치는 ‘반가운 손님’을 출시하며 “무료”라고 홍보했어요. 그룹 채팅까지 결합한 ‘반가운 손님’은 출시 1년 반 만에 회원 수 1000만을 돌파했죠. 그리고 3년 반 만에 1억 명을 돌파했어요.

동물들 모음. [사진=픽사베이 제공]
동물들 모음. [사진=픽사베이 제공]

무료에다 수익을 낼 만한 구석은 없었던 ‘반가운 손님’은 매달 10억원 이상의 서버 투자 및 유지비용을 내야 했어요. 그러나 ‘반가운 손님’은 결국 일을 제대로 냈어요. 까치가 ‘동물들을 모으자.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자’라는 신념 아래 비용을 계속 쏟아부은 결과, ‘반가운 손님’은 많은 동물을 연결해주는 거대한 ‘동물 왕국’을 이루게 됐죠. 

동물들이 모이는 곳에 돈도 모이는 법이지요. 왕국의 규모가 커지면서 까치는 능력을 살려 ‘게임’과 ‘선물하기’ 등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해갔어요. 


‘까치 월드’, 택시·은행·엔터 등 사업 확장


거미줄. [사진=픽사베이 제공]
거미줄. [사진=픽사베이 제공]

‘반가운 손님’ 앱을 토대로, 까치 회사 ‘까치 월드’는 택시·은행·엔터테인먼트로 사업을 거미줄처럼 확장하기 시작했어요. 

다만 사업이 순탄치만은 않았어요. 기존에 택시를 운행하던 동물들은 “사업 중단하라”는 구호로 맞섰죠. 이때 까치는 택시 업체를 사버리며 난관을 이겨나갔죠.

'은산분리법'이란 왼쪽(산업) 초원과 오른쪽(금융) 초원이 강으로 분리된 것과 같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은산분리법'이란 왼쪽(산업) 초원과 오른쪽(금융) 초원이 강으로 분리된 것과 같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또한 까치의 회사는 은행업에 진출할 당시 자산이 5조원을 넘어섰는데, 이 경우 ‘은산분리법’이 적용되어 은행 지분 최대 10%를 넘길 수 없었죠. ‘은산분리법’이란 은(행)과 산(업)을 분리시킨다는 뜻으로 즉, 까치 회사 ‘까치 월드’는 산업회사로 분류되어, 은행회사를 소유하거나 지배할 수 없다는 뜻이에요.

이에 ‘까치 월드’는 은행업에 진출하더라도 최대 지분 10%만 보유할 수 있어 ‘실제 내 회사다’라는 말을 할 수 없었죠. 이때 등장한 곳이 하마가 만든 ‘히포’ 투자회사였어요. 이 회사는 ‘까치 월드’가 소유한 은행 지분 50%를 보유하며 1대 주주로 등극했죠.

그러나 이것도 문제가 있었어요.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하마가 만든 ‘히포’는 다른 회사(타계열사)의 지분을 5% 이상 가지고 있을 수 없었죠. 

그리하여 ‘히포’는 ‘까치 월드’에 지분 16%를 양도하고, 잔여 지분 34% 중 29%는 ‘히포’의 손자회사인 ‘히포 주니어’ 운용사에 4895억원을 받고 매각했어요.

그렇게 ‘까치 월드’는 은행사의 지분 34%를 보유하며 1대 주주로 등극하게 됐고, 1대 주주였던 ‘히포’는 34% -1주로 2대 주주가 됐지요.

이렇게 까치의 회사는 날이 갈수록 사업을 확장하며 거대해져갔죠. 하지만 이 과정에서 뭇매를 맞기도 했어요.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다”, “자영업 하는 동물들 죽인다”, “골목상권 침해”라는 소리를 듣게 된 것이죠.


까치, 회의서 “죄송하다”


더리브스 동물원은 매년 회의를 진행해요. 이 회의는 호랑이, 코끼리, 기린 등 동물별로 선출된 동물들이 ‘동물원 내 기관을 감사·감찰하고 비리를 없애며, 사회적인 문제를 비판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어요.

호랑이. [사진=픽사베이 제공]
호랑이. [사진=픽사베이 제공]

호랑이는 까치를 회의에 나오라고 불렀어요. “문어발식 사업을 확장하니, 골목상권이 침해됐고, 자영업 하는 동물들이 죽는다”라는 이유였죠.

까치는 억울했어요. ‘나 때문에 동물들의 삶이 편리해졌고, 자영업 하는 동물들도 더 돈을 벌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 때문일 거예요. 실제로 까치가 내놓은 ‘반가운 손님’은 자영업 하는 동물들이 동물 고객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었지요.

반면 호랑이의 말처럼 까치가 진출한 택시 등의 업계에서는 먼저 장사를 하던 동물들이 까치의 회사로 인해 맥을 못 추리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죠. 이에 까치의 회사가 독점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죠.

까치. [사진=픽사베이 제공]
까치. [사진=픽사베이 제공]

까치는 회의에서 얘기했어요. “죄송합니다. 다른 동물들에게 피해를 줄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골목상권 침해를 일으켰던 사업에서는 손을 떼고, 3000억원 규모의 지원 확대 기금을 마련하겠습니다”라고요.

까치의 회사 ‘까치 월드’가 더리브스 동물원을 포함해 다른 동물원에까지 뻗친 사업만 해도 약 158개에 달해요. 또한 지난 2분기(1월~6월)만 매출 1조3521억, 영업이익 1626억원을 기록했어요.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각 42%, 66% 증가한 수치죠.

까치의 사업 확장이 독과점 문제로 인해 더리브스 동물원에서 질타를 받기는 했지만, 아직도 '까치 월드'의 '반가운 손님' 앱은 동물원의 거의 모든 동물들이 여전히 즐겨 사용하는 소통 도구죠. 하지만 '반가운 손님'의 인기는 영원할까요? 

무엇이든 인기는 한 순간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해보면, 최고만 되기를 바라기보다는 다른 동물들의 목소리도 귀 기울여 볼 시점이에요. 

까치는 말했죠. “올해 유독 춥네”

김태훈 기자 kth@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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