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고 느끼는 경제 뉴스를 ‘어떻게 하면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게 하지?’라고 고민했습니다. 이때 생각난 것이 ‘우화‘입니다. ‘우화’는 누구나 어릴 때 접해왔고, 더욱 친근하기에 뉴스를 ‘우화’로 풀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죠. 

‘우화 in 경제’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기업들의 이슈를 초등학생도 읽고 이해하기 쉽게 동물 이야기에 빗대어 전합니다.

주요 등장 : 사자, 호랑이, 양·염소·낙타, 젖소, 치타, 독수리·코끼리


더리브스 동물원 개장


[사진=언스플레쉬 제공]
[사진=언스플레쉬 제공]

더리브스 동물원이 개장했어요. 이 동물원은 다른 동물원에 비해 좀 더 특별했죠. 사육사가 없었고, 울타리도 없어 동물들끼리 왕래가 가능했어요. 물론 육식, 초식 등의 개념도 없죠.

하지만 이곳에는 한 가지 규칙이 있어요. 각자 알아서 수입을 올려 필요한 것을 구매하고, 돈을 모아 재산을 불리며 월급을 줘서 다른 동물에게 일을 시킬 수 있었죠.


사자, 분유 회사 설립


[사진=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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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리브스 동물원에는 사자가 살고 있었어요. 사자는 어떻게 하면 유복하게 살 수 있을지 고민했죠.

이때 더리브스 동물원은 옆 마을 잘 사는 동물원을 벤치마킹해 잘살아 보자며 ‘낙농진흥정책’을 시행 중이었죠. 때를 놓치지 않은 사자는 분유 회사를 설립했어요. 그리고 사자는 더리브스 동물원에서 처음으로 ‘유아용 분유’를 출시했죠. 이는 대박이었죠.

또한 ‘우량아 선발대회’를 개최해 마케팅에도 힘을 쏟았죠. 이후 사자는 돈을 벌어 나주와 천안, 경주 등에 공장을 세우고 생산을 늘렸어요. 그리고 분유 외 우유, 커피, 음료로도 제품 영역을 확장해 나갔어요.

사자가 유제품으로 돈을 벌자, 양과 염소, 낙타 등 다른 동물들도 돈을 벌고 싶다며 사자에게 찾아와 “대리점을 설립하게 해 주세요”라고 말했죠.

사자는 생각했죠. ‘곳곳마다 대리점을 세우면 제품을 좀 더 많이 팔 수 있겠지’, 그렇게 다른 동물들의 대리점 설립을 허가해줬죠.


회사, 논란 연이어 터져


[사진=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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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잘 나가던 회사에서 어느 날 일이 하나 터졌어요. 각 동물들에게 빠르게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해둔 대리점에 제품을 강제로 팔아버린 것이죠. 물론 이는 다른 동물들에게 손해를 끼치진 않았어요.

대리점주인 양과 염소 등은 회사의 행태를 다른 동물들에게 알리기 시작했죠. 이 과정에서 사자의 회사에 채용된 젖소가 양에게 폭언하고 욕설하는 녹취까지 공개돼버렸죠.

이 소식은 동물원에 삽시간 퍼졌어요. 많은 동물들은 분노했고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졌죠.

사자는 즉시 사과했지만 동물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어려웠고, 그해 처음으로 영업손실 175억원을 기록했어요. 그리고 그 다음해에도 영업손실 260억원을 기록했죠.

하지만 회사의 어려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어요. 사자와 친척 관계인 치타가 동물들끼리 먹지 말자고 규정해 놓은 고기를 먹으며 우리에 갇히게 되었어요.

이 같은 소식이 퍼지자, 사자와 회사 측은 “치타는 우리와 무관하다”라며 해명했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또한 회사는 경쟁사 비방 댓글까지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죠.

그렇게 사자의 회사는 매출이 급속도로 감소하기 시작했어요.


동물원, 전염병 돌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사진=픽사베이 제공]

평화로웠던 더리브스 동물원에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어요. 동물들 한 마리, 두 마리가 전염병에 걸리기 시작하면서 동물원은 사태의 위험성을 인지했죠. 그리고 동물들은 전염병을 몰아내기 위해 온 힘을 쏟았죠.

이때 사자의 회사는 자사 제품이 전염병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어요. 이에 동물들은 너도나도 해당 제품을 사기 시작했죠.

하지만 동물원은 사자의 회사가 법을 위반했다며 고발했죠. 해당 발표 내용이 순수 학술 목적을 벗어나 특정 제품을 홍보했다고 판단한 것이죠.

회사는 즉시 입장문을 내고 “오해를 불러일으켜서 죄송하다”고 사과했어요. 그러나 많은 동물은 이 사태를 용인하지 않았죠.

동물들의 분노에 사자는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어요.

그리고 사자는 호랑이에게 아내인 암사자, 동생 사자, 손자 사자 다 합친 지분(53.08%)을 3107억원에 매각하기로 계약했어요.


사자, “호랑이에 매각 안 해…합의 사항 이행 안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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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자는 호랑이가 계약을 체결한 뒤 사전에 합의한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매각 계약을 번복했어요.

사자는 호랑이가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하고, 불평등한 계약을 했다라고 주장했지요.

반면 호랑이는 사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법원에 사자와 암사자 등이 보유한 회사 지분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가처분신청을 냈어요.

법원은 호랑이의 손을 들어줬어요. 이를 통해 사자는 회사의 지분을 매각할 수 없게 됐어요.

그러나 호랑이에게 당한 사자의 반격은 이제 시작이었죠. 사자는 회의를 열고 앞서 호랑이가 친구들인 독수리, 코끼리 등을 회사에 넣으려고 했던 안건을 모두 거절하죠.   

또한 사자는 호랑이를 상대로 31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어요. 호랑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불평등 계약이었으며 사전에 합의된 사항을 불이행하고, 부당하게 회사의 경영에 간섭 등을 했다는 내용이지요.

이에 대해 호랑이는 사자의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며 법원의 판단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맞섰어요.


미래는?


[사진=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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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와 회사, 그리고 호랑이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아마 올해 안에는 법원의 판단이 나오지 않을 거예요. 이 말은 올해 안에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기에는 이르다는 말이죠.

하지만 회사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요. 올해 상반기(1월~6월) 470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50억원이 줄어든 수치에요. 또한 아무리 팔아도 남는 것이 없었죠. 영업손실 349억원을 기록했거든요.

사자는 말했어요. 호랑이와 분쟁이 정리되는 대로 매각 절차를 다시 진행할 예정이니 향후 과정을 지켜봐 달라고요. 

이하엘 기자 ha-el@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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