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위군이 대구경북능금농협군위경제사업장에 빌려 준 주차장 용도의 부지. 능금농협 측이 해당 부지에 쌓아 둔 비료 등으로 인해 인근 주택가가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 군위군이 대구경북능금농협군위경제사업장에 빌려 준 주차장 용도의 부지. 능금농협 측이 해당 부지에 쌓아 둔 비료 등으로 인해 인근 주택가가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군위군이 공공사업을 추진할 목적으로 매입한 부지의 일부를 농협법인에 빌려준 것과 관련해 해당 부지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무더기로 진정서를 제출하는 일이 벌어졌다.

군은 2014년 8월 도로 정비를 위해 군위읍 서부리 32번지 일대를 매입했다. 또 도로정비 부지에서 제외된 일부 땅은(72㎡)은 공용 주차장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어찌 된 일인지 군은 몇 년 전 해당 부지를 연간 약 200만 원의 임대료를 받는 조건으로 대구경북능금농협군위경제사업장(이하 능금농협)에 빌려줬다. 능금농협의 건물이 해당 부지의 옆에 위치한 까닭에 능금농협의 입장에서는 이 부지를 매우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문제는 능금농협이 이곳에 비료와 파렛트 등의 농자재를 적치한 탓에 인근 주택가가 큰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해당 부지 인근에는 아파트와 주택가·상가·병원 등이 몰려 있으며, 특히 불과 70m 정도 떨어진 곳에 군위초등학교가 있다.

이곳에 쌓아 둔 비료 등에서 발생하는 심한 냄새로 인해 아파트와 주택가는 물론 상가에 거주하는 이들이 창문을 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농자재를 구입하고자 대형트럭이 해당 부지를 오가는 탓에 주민과 초등학생들의 안전이 위협 받는다는 점이다.

군위초교 학생들은 등·하교 때 이 부지 앞으로 지나고 있으며, 주변 도로는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견디다 못한 인근 주민 50여 명은 군위군에 여러 차례 진정서를 제출했으며, 해당 부지를 당초 계획(주차장)대로 활용하거나 쉼터로 조성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군위군 관계자는 “대구경북능금농협군위경제사업장이 이전해야 빌려 준 부지를 돌려 받을 수 있다”며 사실상 주민이 제기한 진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주민 대표인 최종각씨와 복수의 주민은 “군위군이 빌려 준 땅 주변에 아파트, 상가, 약국, 병원, 초등학교 등이 있는데도, 능금농협은 땅을 빌린 후 경계망을 설치한 후 파렛트, 비료 등을 무더기로 쌓아 놓고 있다”며 “이로 인해 주민들은 혐오감은 물론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군위군은 당초 대구경북능금농협군위경제사업장을 매입한 후 소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2018년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 과정에서 인근 주민과의 갈등이 불거지자 군은 잠정적으로 이 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 군위군 군위읍 서부2리 주민들이 군을 상대로 대구경북능금농협군위경제사업장에게 빌려 준 부지를 원상 복구해달라고 제출한 진정서.
▲ 군위군 군위읍 서부2리 주민들이 군을 상대로 대구경북능금농협군위경제사업장에게 빌려 준 부지를 원상 복구해달라고 제출한 진정서.




배철한 기자 baech@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