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간환경] 박준영 기자 = 강원특별자치도는 기후위기 대응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목표 아래 ‘강원기후테크포럼 2025(Gangwon Climate-Tech Forum, GCTF)’를 지난 6월 13일 원주 인터불고 호텔에서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강원특별자치도가 일곱 번째 미래산업으로 ‘기후테크’를 지정하고 이를 지역 발전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적 선언의 장이 됐다.
기후테크란 수익을 창출함과 동시에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모든 혁신 기술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청정에너지, 스마트 농업, 탄소중립 모빌리티, 친환경 관광 등 삶의 모든 분야에 걸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핵심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강원특별자치도가 기후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기후테크 산업 비전 선언’이 선포됐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비전 선언 퍼포먼스를 통해 “기후는 지키고 경제는 살리는 기후경제를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도약하겠다”며 강원의 새로운 도전 의지를 밝혔다.
선언문에는 ▷기후테크 산업의 전략적 육성 ▷산·학·연·관 협력 강화 ▷녹색 전환 기술 기반 솔루션 확보 ▷글로벌 기후산업 허브로의 도약 등의 내용이 담겼다. 선언은 김동일 한국기후변화연구원장이 낭독했고, 도내 주요 기관장들이 참여해 공동 서명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김 도지사는 환영사를 통해 “기후테크는 반도체, 바이오, 수소, 푸드 등 기존 미래산업을 아우르며 융합 가능한 영역이다. 오늘을 기점으로 강원이 기후산업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길 기대한다”며 “기후테크는 지금까지의 산업을 뛰어넘는 제7의 성장동력이다. 강원도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김동일 한국기후변화연구원장은 개회사에서 “기후변화는 환경 문제를 넘어 국가경제를 위협하는 글로벌 리스크로 부상했다. 기후도 지키고 경제도 살리는 기후테크는 강원의 삶을 풍요롭게 할 핵심 전략”이라며 “비록 시작은 작지만, 오늘의 불씨가 글로벌 강원특별자치도의 기후혁신을 이끄는 횃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시성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의장도 축사를 통해 포럼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기후위기 시대에 강원의 역할과 대응 전략을 모색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를 마련해 주신 모든 관계자께 감사하다”며 “강원특별자치도가 기후위기 대응의 선도 지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의회 차원의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행사 말미에는 한국기후변화연구원의 창립에 기여한 공로로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에게 감사패가 전달됐다. 감사패에는 ‘김 전 지사께서는 강원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기후변화 대응 기반 마련을 위해 한국기후변화연구원의 설립을 주도하시고 국내 최초 기후 전문 연구기관의 초석을 다졌다’는 내용이 담겼다. 감사패는 김진태 현 강원도지사와 김동일 원장이 공동으로 전달했으며, 행사 참석자들은 뜨거운 박수로 공로를 기렸다.
김진선 전 도지사는 “은퇴 후 시간이 지나며 기억도 흐려지는데, 오늘의 초청은 깊은 감격이었다. 강원의 미래를 정확히 인식하고 기후테크를 미래산업으로 삼아 집중하고 있는 김진태 지사의 행보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기후변화는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세계적 과제이며, 강원도가 기후대응의 선도 지역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전시 및 홍보 부스로 강원도의 산업 미래 보여주기도
강원기후테크포럼 2025의 행사장 한편에서는 ‘강원특별자치도 기후테크 기업 전시 및 홍보 부스’가 마련돼 강원도의 산업 미래를 직접 보여주는 기회의 장으로 기능했다. 이 공간에는 총 15개의 도내 기후테크 기업이 참가해 자사의 기술력과 실증사례, 친환경 기술을 다채롭게 소개했다.
전시에는 ▷디앰(주) ▷지텍 ▷두산이엔티 ▷뉴젠헬스케어 ▷아이캔 ▷하이리움산업 ▷금강씨엔티 ▷태백가덕산풍력발전 ▷주신에코솔루션 ▷제이이엔지 ▷지오그리드 ▷마이크로알지에스크어스 ▷에스티알바이오텍 ▷클린플라스틱 ▷씨위드에너지 등 총 15개 기업이 참여했다.
이들 기업은 각각 ▷수소·LNG 운송 시스템 ▷AI 기반 자원 재활용 ▷재생 PET 기반 친환경 제품 ▷천연물 기반 기능성 식품 ▷탄소감축형 지능형 인프라 ▷미세조류 활용 바이오 기술 ▷농식품 부산물 업사이클링 ▷생활 플라스틱 자원화 기술 등 분야에서 독자적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알지에스크어스는 ‘Microalgae Moonshot Farm’이라는 독창적 시스템으로 대체 에너지와 식품원료를 동시 개발 중이며, 지오그리드는 노후 건물 에너지 효율화와 급식 수질관리 시스템을 통해 기후테크의 B2G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에스티알바이오텍은 농업부산물의 고기능성 바이오 소재 전환이라는 새로운 업사이클링 모델을 제시했다.
씨위드에너지는 해조류 기반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수질정화 및 탄소흡수 기술을 개발해, 기후-해양 연계 산업의 신모델을 제시했다. 클린플라스틱은 분리배출이 어려운 플라스틱을 100% 순환 가능한 소재로 재가공하는 기술로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부스를 찾은 방문객들은 “강원도에도 이렇게 다양한 기후 대응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전시관 곳곳에서 기업 담당자들과의 활발한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부스 관계자도 “이번 전시는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실제 시장성과 실증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실질적 산업 전시회”라며 “기후테크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탄소중립은 세계 경제의 구조적 전환 이끄는 핵심 지표
기후위기 시대, 지역이 중심이 되는 대응 전략이 절실하다는 문제의식 아래 ‘강원기후테크포럼 2025’가 지난 6월 13일 강원특별자치도에서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강원도가 기후테크를 제7의 미래 전략산업으로 선언하고, 기술과 정책, 산업과 시민이 연결된 기후경제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설계해 나가겠다는 비전을 공표한 자리였다.
포럼의 중심에는 두 개의 인상 깊은 기조연설과 강연이 있었다. 먼저 최재철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은 ‘기후경제의 성장 동력으로서 기후테크, 지역 중심의 전환’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펼쳤다. 그는 기후위기, 오염, 생물다양성 훼손 등 세 가지 글로벌 환경위기를 진단하며, 강원도와 같은 지방정부가 이 전환의 중심축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해외의 선도 사례를 소개하며 강원이 실질적 실험지로서 전환의 책임과 가능성을 함께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강연에서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흐름을 집중 조명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탄소중립은 단지 경영 전략을 넘어 세계경제의 구조적 전환을 이끄는 핵심 지표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의 유연철 사무총장은 글로벌 ESG의 기원과 진화, 기후 관련 국제협약과 기업의 책임투자 구조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며, 강원도가 선택한 기후테크 산업 전략이 시대적 요구와 정확히 맞물린다고 평가했다.
두 연사는 공통적으로 ‘기후 대응은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니라 오늘의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지방정부와 기업이 실천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는 청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기후위기, 지방정부와 시민사회가 주체되어 헤쳐나가야
기조연설자로 나선 최재철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은 ‘기후경제의 성장 동력으로서 기후 테크, 지역 중심의 전환’을 주제로 심도 깊은 분석을 제시했다. 그는 외교관으로서 40년간 국익과 국격을 대표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기후위기의 글로벌 정치경제적 흐름과 한국의 대응 전략을 입체적으로 설명했다.
최 이사장은 현재 인류가 직면한 3대 환경 위기로 기후 위기, 오염 위기, 생물다양성 위기를 꼽으며, 이 세 가지 모두 강원도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제임을 강조했다. 특히 플라스틱 오염과 자생식물의 유전자원 보호 문제 등은 강원이 선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분야라며, 지방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는 중앙정부 중심의 커미트먼트에서 벗어나 지방정부와 시민사회가 실질적 행동 주체가 되어야 한다”며 ‘현장에 답이 있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노르웨이의 데이터 센터, 덴마크의 본홀름 공론화 축제, 파리의 에너지 자립형 폐기물 처리시설 등 다양한 해외 사례를 소개하며, 강원도가 이들 모델을 벤치마크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AI 시대의 에너지 수요 증가와 탄소중립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기후 문제는 책임 주체와 피해자가 일치하지 않는 구조적 불공정이 존재하기에 정의로운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후 정의 실현의 핵심으로 ‘낙오자가 없어야 한다’는 원칙을 들며,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기후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금의 선택이 미래를 규정
이어서 진행된 초청 강연에서는 유연철 UN 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사무총장이 연단에 섰다. 그는 ‘트럼프 이후의 글로벌 ESG 동향과 탄소중립’을 주제로, 정치적 변동성과 무관하게 지속가능성은 세계 경제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 사무총장은 기후변화의 과학적 기초를 간결히 정리하며 “기후변화는 단지 환경 문제가 아니라 인간 행위의 결과이며, 따라서 인간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보여준 기후 부정과 탈탄소 정책의 후퇴가 일시적 좌절일 뿐, 글로벌 ESG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ESG 개념의 기원과 UN의 역할을 설명하며, “지속가능 발전의 성취는 ‘지구와 사람, 조직에 대한 배려’에서 출발한다”고 역설했다. 유엔글로벌콤팩트가 ESG 개념을 처음 제안하고, 그에 따라 책임투자 원칙(PRI) 등 국제적 프레임워크가 확산됐다는 점을 짚었다.
강연에서는 2050 탄소중립 목표가 국가 정책의 나침반이 되었다는 점, 중국이 기후 테크 전환에서 도약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화석연료 퇴출 논의의 진화와 CCS·수소기술의 부각 등 최근 흐름이 종합적으로 다뤄졌다. 그는 “저탄소 경제 전환 여부가 국가, 기업, 지자체 간의 격차를 결정지을 것”이라며, 강원이 기후테크를 7대 미래 산업으로 채택한 선택을 높이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선택은 자유지만 결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지금의 선택이 미래를 규정할 것임을 경고했다.

공공과 민간의 기후기술 투자 각극 좁혀야
이어서 열린 특별대담에서는 정책, 기술, 금융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5인의 전문가가 기후경제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실질적 해법과 과제를 제시했다.
최재혁 GGGI 기획재정부 국장은 공공과 민간의 기후기술 투자 간극을 좁히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제사회에서 기후기술 관련 펀드는 이미 시장이 형성됐고, GCF(녹색기후기금) 등 다자기구 중심의 흐름도 뚜렷하다”며 한국도 이에 대응해 자체적인 기후기술 펀드를 조성하고 정책금융과 민간투자가 연계되는 구조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기술 확산과 개발도상국 협력을 위한 한국형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협 국가녹색기술연구소 소장은 기술 융합을 통한 새로운 기후대응 전략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제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기술을 넘어서 그 과정에서 희토류 같은 전략 자원을 회수하는 ‘복합 대응형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며 탄소중립과 자원 순환이 동시에 가능한 모델의 기술개발이 국내에서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한, 기후기술은 환경만이 아닌, 산업 전략의 핵심이라며 융합기술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 확대를 요구했다.
유인식 IBK기업은행 부장은 금융시장 관점에서 기후테크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후테크에 대한 글로벌 투자 규모는 여전히 수십조 원에 달하며,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에도 투자자들은 관망보다는 실질 투자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며 “CVC(기업형 벤처캐피털)를 중심으로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초기 투자가 활발하며, 국내 은행권도 이 분야에 본격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금융기관이 기후산업의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학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는 에너지 전환을 둘러싼 기술 로드맵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청정수소 생산, 고온가스 기반 연료전환, CCS(탄소포집저장) 기술 등이 한국의 기후 대응 핵심이 될 것”이라며 에너지 시스템 전환을 위한 통합적 기술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소와 민간의 협력을 통해 기술 상용화와 인프라 확충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충국 한국기후변화연구원 실장은 강원도의 실증 역량을 기반으로 한 전략적 확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강원도는 수소, CCU(탄소활용), 수열에너지, 스마트양식 등 다양한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며, 이들을 하나로 연결해 기후테크 복합 클러스터로 발전시킬 수 있다”며 “기후위기는 지역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강원이 그 전환의 선도 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