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001년 시작해 올해 제24차를 맞은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매년 7월 10만명 대상)’에서 새차 구입 후 1년 이내(’23년 7월~’24년 6월 구입)인 소비자에게 그 간 경험한 문제점을 물었다.
그 응답값을 기초로 ‘100대당 문제점 수(PPH : Problems Per Hundred)’를 산출, 초기품질(TGW-i : Things Gone Wrong-initial) 지수를 만들고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별로 비교했다. 초기품질 평가 부문은 총 12개였으며, 측정 항목은 내연기관 185개, 전기차 172개로 구성돼 있다.
전기차 이용자 과반수 품질 문제 경험
올해 조사 결과 구입 1년 이내 자동차의 평균 PPH는 126이었다. 전기차(190 PPH)가 내연기관차(119 PPH)보다 71 PPH 더 많았다. 전기차는 100대당 190건, 내연기관차는 119건의 품질 문제를 소비자가 경험했음을 뜻한다.
전기차는 작년 대비 소폭 감소(-3 PPH), 내연기관차는 소폭 증가(+2 PPH)해 차이를 좁혔으나(76 PPH→71 PPH) 여전히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의 1.6배에 달했다. 전기차 이용자 과반수(55%)가 품질 문제를 경험해 내연기관차(38%)의 1.4배였던 것도 작년과 동일했다.
전기차 품질 설계 전반적으로 검토해야
전기차의 부문별 문제점 수는 전기장치·액세서리(33.5 PPH), 소음·잡소리(31.7 PPH), 온도조절·환기장치(17.4 PPH) 순으로 많았다. 반면 내연기관차는 구동계(18.6 PPH), 전기장치·액세서리(18.4 PPH), 소음·잡소리(17.8 PPH) 순이었다.
특기할 만한 사항은 총 12개 부문 중 구동계를 제외한 11개 부문 모두에서 전기차의 문제점 수가 내연기관차보다 많았다는 점이다.
흔히 전기차는 구조가 간단하고 부품 수도 크게 적어 고장 날 것이 거의 없다고 한다. 실제 고장은 어떨지 모르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문제점은 전기차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이 거듭 확인되고 있다.
두 차종 간 문제점 수 차이가 가장 큰 부문은 전기장치·액세서리로 전기차가 15.1 PPH 많았다. 이어 소음·잡소리(+13.8 PPH), 온도조절·환기장치(+9.8 PPH), 내장·인테리어(+7.8 PPH) 순이었다. 이들 중 어느 것도 전기차이기 때문에 내연기관차보다 문제가 많을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것은 없다. 이는 전기차의 품질을 설계함에 있어 소비자가 지각하는 체험품질에 대한 고려가 충분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특히 소음·잡소리(정숙성)는 전기차가 훨씬 우위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임에도 역설적으로 더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전기차 구동계의 탁월한 정숙성이 바람소리, 타이어 소음, 저속구간의 진동 등에 더 민감하게 만들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고장·결함을 떠나 소비자가 체감하는 문제점은 전기차가 훨씬 더 많다는 점에 주목하고, 전기차의 품질 설계와 개선에 이를 적극 반영하는 접근이 절실하게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