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 폭우로 추석을 앞둔 농산물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집중호우가 이어지면 출하가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폭염으로 작황이 나빠져 이미 농산물 가격이 오를 대로 올랐는데 폭우가 가격 상승을 더 부추길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8~9월 배추와 무, 양파, 대파 등 채소류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통계청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3%로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그 중에서도 농축수산물이 7.1%로 유독 많이 올랐다. 우선 농축수산물 중에서는 채소류 가격이 급등했는데, 올 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작물의 생육 부진과 출하량 감소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료 가격 인상으로 생산비가 증가한 것도 채소류 가격이 급등한 주 배경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채소류 가격은 전년보다 25.9% 올랐다. 이는 2020년 9월(31.8%) 이후 1년10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품목별로는 배추 72.7%, 상추 63.1%, 시금치 70.6%, 양배추 25.7%, 미나리 52.0%, 깻잎 32.8%, 부추 56.2%, 무 53.0% 등으로 나타났다. 채소류 중 가격이 오르지 않은 품목은 고구마(-30.1%), 토마토(-0.8%), 생강(-23.0%) 정도에 그쳤다.

 특히 채소류 같은 농산물 가격 상승은 밥상 물가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 때문에 채소류 가격이 오르면 서민 부담은 한층 가중될 수밖에 없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A(42)씨는 "최근 대형마트에 갔다가 시금치 한 단 가격이 6000원이 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라며 "이전에는 3000원 정도면 살 수 있었는데 올라도 너무 올라 장보기가 겁날 정도"라고 밝혔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10일 현재 시금치 1㎏ 소매 평균 가격은 2만3633원으로, 평년 평균 가격(1만4339원)보다 64.81% 올랐다.

 배추 한 포기도 6729원으로 평년 4527원보다 48.64% 가격이 뛰었다. 양배추 한 통은 4463원으로 평년(3675원)보다 21.44% 올랐고, 오이는 10개에 1만3014원으로 전년(9106원)보다 42.91% 상승했다.

 특히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와 채소류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초 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가 9~10월쯤 정점을 찍고 서서히 내려올 것으로 예측했지만, 폭염에 이어 최근 폭우까지 가세해 농작물 피해는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폭우로 농작물 232㏊가 물에 잠기고, 가축 2만533마리, 꿀벌 660군이 폐사했다. 비닐하우스 0.1㏊, 농경지 2.3㏊도 유실·매몰된 것으로 집계했다.

 한편 강형석 농식품부 기획조정실장은 "농산물 수급 관리를 위해 모든 농업기관이 집중호우가 끝날 때까지 비상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라며 "농업인들은 시설과 농작물 피해 예방 요령 등을 숙지하고 준수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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