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한국 대통령 취임 이후 최단기간에 열리는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실효적인 한미 확장억제력 강화 방안과 액션플랜이 제시된다. 안보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가 정상회담에서 최우선 의제로 논의된다는 얘기다. 한미 동맹의 수준도 격상한다. 기존 한미 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강화하는 한편, '경제안보'를 고리로 기술 동맹을 추가할 계획이다.

 한국과 미국 양국은 오는 21일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기존 군사·안보동맹에서 '경제 및 기술 동맹'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동맹국'의 면모를 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효 국가 안보실 1차장은 18일 용산 대통령실 국민소통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통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각종 글로벌 도전 요인을 함께 헤쳐 나가는 포괄적 전략 공조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아시아와 글로벌 평화 번영을 구축하고 강화하기 위한 중심축으로 한미 동맹을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는 게 정상회담의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이어져온 군사동맹을 FTA(자유무역협정)를 통해 경제동맹으로 확산한데 이어, 이번 회담에서는 한미 기술 동맹이 추가되지 않을까 예상한다."라고 덧붙였다.

 기존 한미 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강화하면서 '경제 안보'에 방점을 찍고 기술 동맹까지 맺겠다는 의미다.

 20~22일 바이든 대통령 방한 중 양 정상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에서 공동 간담회를 계획해 놓고 있다. 경제동맹 및 기술 동맹 행보를 상징하는 행사로 읽힌다.

 이전 미국 대통령들의 방한은 DMZ나 주한미군 기지 등을 방문하는 '안보' 행보와 재계 총수들을 만나 세일즈 외교에 치중해왔다.

 그러나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북한의 도발은 물론 한중 외교 통상 갈등 및 국가 간 이해관계의 다변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공급망 문제 등 외교적 환경이 복잡 다변화된 데 맞춰 경제 동맹 및 기술 동맹에 중점을 두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국이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는 인도 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동참을 선언할 예정으로, 이 역시 경제동맹의 확대를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안보 협력 이슈, 인도 태평양 역내 협력 어젠다, 다양한 글로벌 협력 이슈에 대해 자유로운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또 IPEF와 관련해 "미 행정부가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각자 산업구조는 다르지만 국제적 첨단 기술을 보유한 국가들이 각자 따로 경쟁하는 것보다는 서로 기술 개발, 투자, 시장을 함께 개척하면 각 나라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 효과를 볼 수 있지 않겠냐 해 시작한 협의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개방을 목표로 하는 기존 전통적 무역협정과 달리 공급망, 디지털, 청정에너지 등 새로운 통상 이슈 중심으로 새 협력체를 구축하는데 우리도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미국과 한국은 특히 주도적 역할을 하며 새 규범 창출의 스탠더드를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이 IPEF의 대상국이나 파트너가 아닌 '주도적 국가'라는 의미다.

 결국 탄탄한 국방력이 뒷받침되는 전통적인 군사안보 동맹을 근간으로 미중간 전략 경쟁 국면에서 한국이 미국에 보다 밀착한 경제 동맹을 천명하는 것이다. 여기에다 한국이 경쟁력이 높은 반도체, 미래 배터리, 인공지능 등의 미래전략 산업을 매개로 기술 동맹까지 더해지면 양국의 동맹 체제는 보다 공고해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또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의 행보를 보였던 문재인 정부의 외교 전략이 전환점을 맞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IPEF 참여나 미국과의 경제동맹에 지나치게 치중할 경우 중국의 반발이나 무역 보복 등도 예상돼 향후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도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기간 중 북한의 미사일 도발 가능성을 높게 보고, 대응책도 수립했다. 김 차장은 "북한 도발이 발생할 경우 한미 정상이 즉시 한미 연합방위태세 지휘 통제 시스템에 들어가도록 플랜 B를 마련했다."라며 "이번 주말까지 북한 핵실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포함 미사일 발사 준비는 임박한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했다.

저작권자 © 코리아이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