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냉동창고 화재 원인은? 소방관 3명 사망...건설사 시공사 어디길래?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한 사진(BBC)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한 사진(BBC)

 

2022년 1월 5일 오후 11시 45분쯤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에 있는 7층 냉동창고 신축 공사 현장 화재사고가 발생해 소방관 3명이 사망하며 건설사, 시공사가 어디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1월 5일 오후 11시 46분쯤 이 공사현장 1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당시 건물 내부에는 용접장비(산소통, LPG) 및 보온재가 다량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폭발 물질과 불에 약한 물질이 많은 탓에 화염이 급격히 일어났고, 많은 양의 짙은 연기가 발생해 건물 상층부까지 빠르게 번졌습니다.

6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 한 냉동창고 화재현장 사진(연합뉴스)
6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 한 냉동창고 화재현장 사진(연합뉴스)

 

 

화재 당시 공사현장 1층에서는 바닥 타설 및 미장 작업이 진행 중이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작업자 5명은 모두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화재 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다량으로 발생하면서 소방당국에 신고가 이어졌고 평택시는 “호흡기를 보호하고 현장을 우회해달라”는 재난 문자를 지역 주민에게 발송했습니다.

 

1월 6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0시를 기해 대응 1단계를 발령해 진화에 나섰고 7시간여 만인 오전 7시 10분쯤 대응단계를 해제했습니다. 그러나 2시간 만에 불이 다시 크게 번지면서 오전 9시 21분 대응 2단계를 발령했습니다. 최초 화재 당시 바닥 타설 및 미장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장 작업자 5명은 자력 대피했습니다.

6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 한 냉동창고 화재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6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 한 냉동창고 화재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전 9시 8분쯤 진화에 투입된 소방관 5명이 두절되어 수색팀이 투입됐으며 30여분 만에 2명이 자력으로 탈출했습니다. 12시 현재 경기도 평택 송탄소방서 소속 소방관 3명이 화재현장 진압 중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출한 소방관 2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수색 3시간 40분만인 낮 12시 22분쯤 2층에서 실종 소방관 3명 중 2명이 사망한 채 발견됐습니다. 이후 12시 41분쯤 다른 1명도 앞서 발견된 이들과 멀지 않은 곳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습니다. 이들은 진화작업 중 불이 급격히 재확산하는 과정에서 고립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SBS 뉴스 방송화면
SBS 뉴스 방송화면

화재가 발생한 냉동창고는 평택제천고속도로 청북IC 진출로 입구에 있는 고렴일반산업단지 내에 위치한임차인이 여럿인 복합 물류센터입니다. 평택시 청북읍 고렴리 1137 일원 2개 필지5만여㎡ 용지에 지상 7층, 지하 1층 1개동 규모(연면적 19만9762㎡)로 허가돼 2020년 2월 착공, 올해 상반기에 완공 예정이었습니다. 

M사가 공사를 발주해 C건설사가 시공중이었습니다. 마켓컬리의 운영사인 ‘컬리’도 완공 후 일부 층을 사용하기 위해 임대계약을 맺은 상태입니다.

특히 화재가 난 평택 공사장은 2020년 12월 20일에도 인명사고가 발생했다는것도 밝혀졌습니다. 당시 건물 5층 자동차 진입 램프 부근에서 천장 상판을 덮는 작업을 하던 중 천장에 설치된 콘크리트 골격이 무너지면서 작업자 5명이 10여m 아래로 떨어졌고 이 중 3명이 사망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월 26일까지 한 달 가량 공사 중지 처분을 받기도 했습니다. 애초 계획된 공사 기간보다 한 달 가량 손실을 본 상태였으나 건축주나 시공사는 시에 별도의 준공 예정일 변경은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대해 컬리 측은 “우선 인명사고가 일어난 것에 무척 마음이 아프다”며 “일부 보도에서 화재가 발생한 물류센터를 컬리 물류센터라고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소 다르다”고 했습니다. 이어 “아직 계약만 하고 입주는 하지 않은 단계로 컬리 물류창고로 보기는 어렵다”며 “샛별배송은 기존 2개 물류센터 위주로 정상 가동하며, IPO추진 일정에도 차질이 없을 전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컬리는 지난해 샛별배송 영역을 세종, 대구, 부산, 울산까지 넓히며 광주를 제외한 전국 샛별배송 시행에 나섰습니다. 올해는 현재 택배 배송을 하고 있는 광주, 목표까지 샛별배송을 확대할 예정이었습니다. 평택 물류센터도 이에 대비한 것 중 하나였습니다.

한편 이번 화재는 건물 1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화재 당시 1층과 5층에서 일하던 작업자 5명은 모두 대피했습니다. 

경찰은 화재 당시 공사현장 1층에서 바닥 타설 및 미장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는 증언에 따라 발주처와 시공사 관계자, 작업 근로자 등을 불러 화재원인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소방당국은 1층에서 바닥 타설 및 미장 작업 중 미상의 원인에 의해 불이 났다고 밝혔습니다.

화재원인은 아직 알 수 없지만 이번 화재는 가연성 소재가 가득한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천 참사 등 앞선 냉동·물류창고 화재와 유사한 측면이 많습니다.

2020년 4월 29일 이천시 모가면의 물류창고 건설 현장 지하 2층에서 천장에 설치된 냉동·냉장 설비 일종인 유니트쿨러(실내기)의 배관 산소 용접 작업 중에 발생한 불티가 천장 벽면에 도포된 우레탄폼에 붙으며 불이 났습니다.

폭발과 함께 지하에서 시작된 불은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져 엄청난 양의 유독가스가 발생했고, 미처 대피하지 못한 노동자 3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사고는 수사 결과 시공사가 용접작업 과정에서 방화포와 방호문 등 기본적인 방호조치는 물론 화재 감시자나 임시 소방시설을 배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형적인 인재로 밝혀졌습니다.

이천 참사가 발생한 지 석달도 되지 않은 같은 해 7월 21일에는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SLC 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노동자 5명이 숨졌습니다.

SBS 뉴스 방송화면
SBS 뉴스 방송화면

 

이 화재 역시 시설관리 업체 측이 물탱크 청소를 위해 물을 빼는 과정에서 전기 히터 전원을 끄지 않은 실수로 화재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6월 17일에는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불이 났습니다. 숨진 노동자는 없었으나, 현장에 투입됐던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52) 구조대장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순직했습니다.

쿠팡 물류센터 화재 당시 방재실 직원들은 경보가 울리는 데도 현장 확인 없이 화재 경보를 오작동으로 판단, 방재시스템을 6차례나 초기화했습니다.

이는 스프링클러 가동을 10여 분간 지연시켜 결국 초기 진화에 실패한 원인이 됐습니다.

이에 앞서 2008년 1월 이천 냉동창고 화재로 40명이 숨지고, 같은 해 12월 서이천 물류창고 화재로 7명이 사망하는 등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평택 냉동창고 공사장 화재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앞선 사례와 같이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 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가 커진 사실이 드러날 경우 시공사는 물론 정부도 안전사고 예방 소홀 책임을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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