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배출 없이 쇳물 뽑는다…포스코, 수소환원제철소 건립 ‘첫 발’

발행일 2023-06-06 14:00:3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포항 바다 위 135만㎡(41만 평) 조성…포항시민단체 간 매립지 조성 ‘찬반’ 양론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 파일럿(시험생산) 설비를 내년 6월 포항제철소 내에 착공한다.

이번 수소환원제철 파일럿 설비는 철강업체에서 포스코가 세계 최초다.

수소환원제철은 석탄 대신 수소로 쇳물을 뽑아내는 신(新)공법이다.

철광석(Fe₂O₃)에서 산소(O₂)를 떼어내는 환원제를 석탄에서 수소로 바꿀 수 있어 ‘꿈의 기술’로 불린다

환원제로 석탄을 사용하면 이산화탄소(CO₂)가 발생하는데, 수소를 활용하면 물(H₂O)만 나온다.

2026년 준공 예정인 이 설비는 석탄 등 기존 연료의 최대 90%를 수소로 대체해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파일럿 설비를 통해 2030년까지 상용화 가능성 검증을 마친 뒤 2031년 대규모 수소환원제철소를 착공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현재 포항제철소에 남은 공장용지가 거의 없어 바다를 메워 수소환원제철소 용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전체 매립지 면적은 135만㎡(약 41만 평) 규모로, 녹지를 제외한 기존 포항제철소 부지(730만㎡)의 18.5%에 이른다.

매립비와 수소환원제철소 건립까지 총사업비만 20조 원에 달한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을 통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한편, 수소환원제철소 용지 확보와 관련해 포항 지역사회에선 포스코가 환경보호를 위해 공유수면 매립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과 빠르게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할 것을 촉구하는 찬반 의견이 맞서고 있다.

포항환경운동연합, 영일대해수욕장상가번영회 등 ‘포항제철소5투기장반대대책위원회’는 “포항 영일만에서 해양보호생물인 잘피 군락지 15만㎡까지 발견된 만큼 포스코는 공유수면을 매립해 해양환경과 생태계를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포항지역발전협의회는 “공장 지을 땅이 없어 광양으로 넘어간 이차전지, 전기강판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기업친화적 방향에서 산업용지 확보를 위한 신속한 행정절차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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