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경북새마을회 유치한 집안싸움 이제 그만

발행일 2023-03-27 14:09:0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신승남

사회2부

“낯 부끄러워서 어디 가서 새마을 회원이라고 말도 못하겠다.”

경북도 새마을회(이하 새마을회)가 내부 갈등을 겪으면서 회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새마을회는 매년 초에 열려 온 총회를 개최하지 못 하다가 오는 29일로 일정을 잡았다.

새마을회는 감사 1명이 농협조합장 선거에 출마해 총회 일정이 늦어졌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새마을회 회원들은 집안 싸움을 하느라 총회가 늦어졌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총회가 예정된 지난 2월 새마을회는 어처구니 없는 징계로 단체 간 갈등은 물론 회원들의 비난을 받았다.

새마을회는 지난 2월10일 이종평 회장 등 4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갖고 새마을 지도자 경북협의회와 새마을 지도자 협의회장을 엄중 조치하고 2023년도 사업비 지원을 중단하는 중징계를 결정했다.

또 새마을 지도자 경북협의회 A회장의 회원 자격을 6개월 간 정지하고 당연직인 새마을회 부회장과 이사 자격도 정지시켰다. 새마을지도자경북도협의회도 마찬가지다.

영주시 새마을회 운영, 새마을기념식 등과 관련해 새마을 지도자 협의회에게 잘못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새마을회 초유의 사태다.

하지만 징계를 받은 새마을 지도자 협의회와 A회장이 새마을회 운영과 관련해 이종평 회장과 사사건건 충돌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회원 단체 길들이기라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징계 결정의 이유는 유치하기 짝이 없다.

새마을 지도자 경북협의회와 A회장이 반성이나 뉘우치면 새마을회 감사의 의견이나 요청을 받아 징계를 재심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새마을 지도자 경북도협의회와 A회장이 반발하고 나섰다.

A회장 등은 징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중앙회에 이의를 제기했다. 중앙회는 새마을회 회장단의 징계가 무효라고 회신했다.

사정이 이렇자 이종평 회장 등이 자신과 각을 세우는 일부 단체를 길들이기 위해 무리한 징계를 결정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특히 새마을회 관계자들은 물의를 일으킨 일부 시군 새마을지회를 감사해야 한다는 요청을 이 회장이 수차례 묵살한 바 있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새마을회는 논란이 일자 ‘수습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양측의 앙금이 남아 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일부 단체나 사무처 직원들과 계속해서 마찰을 빚고 있다. 고소·고발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예산을 지원하며 관리·감독해야 할 경북도는 뭉그적 거릴 뿐이다.

회원들의 불만은 이 회장을 넘어 중재능력을 상실한 경북도로 향하고 있다. 새마을 회원들이 더 이상 자신 스스로를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해결에 나서야 한다.

신승남 기자 intel88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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