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은 28일(이하 한국시간) 팀이 치른 30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팀 동료 주릭슨 프로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함께 현재 리그 최다 경기 출전 공동 1위다.
마이크 쉴트 감독은 김하성을 계속해서 풀타임으로 기용하다 지난 27일 필라델피아와 시리즈 첫 경기에서 타티스와 함께 마지막 2이닝 수비를 쉬게 해줬다. 나머지는 계속해서 경기를 뛰고 있다.
김하성은 28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자리에서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솔직히 힘들다”고 답했다.
“원래 시즌 초반에 힘들다. 시범경기 때 9이닝을 뛰는 일이 거의 없지 않은가. 그러다 이제 시즌을 시작하면 계속 나가게 된다. 지금 쉴 틈 없이 계속 뛰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하다.”
몸은 힘들지만, 그렇다고 불만을 터트릴 수도 없는 상황인 것을 그도 잘 알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몸소 경험한 그다. 그렇기에 지금 기회에 감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
그는 “첫 해 경기에 많이 못나가 힘든 시기가 있었다. 지금 와서 경기에 많이 나간다고 투정 부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 힘든 곳에서 경기를 계속 나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렇다면, 이왕 전 경기 출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 더 나아가162경기를 모두 나가는 기록을 세울 수도 있지 않을까?
162경기 출전은 특별히 상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함과 건강을 모두 갖춰야 세울 수 있는 기록이다.
최근에는 진기록이 돼버렸다. 162경기 시즌 기준으로 돌아보면 2019시즌 리그 전체에서 다섯 명(스탈린 카스트로, 윗 메리필드, 마르커스 시미엔, 호르헤 솔레어, 조너던 비야), 2021년(메리필드, 시미엔)과 2022년(맷 올슨, 댄스비 스완슨)에는 단 두 명, 그리고 2023시즌에는 네 명(올슨, 시미엔, 후안 소토, 에우헤니오 수아레즈)이 이 기록을 세웠다.
만약 김하성이 이번 시즌 162경기에 모두 나오게 된다면 이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 기록이 된다.
이를 뛰어넘어 3월 다른 팀보다 먼저 시즌을 시작했기에 만약 시즌 도중 트레이드가 될 경우 163~164경기 출전이라는 진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
김하성은 이런 기록에 대해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실상 힘들 거 같다”며 ‘개근상’은 무리라고 말했다. “150경기 정도는 생각하고 있다”며 목표치도 공개했다.
이는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생각이다. 그는 2016시즌 넥센히어로즈에서 144경기 전 경기 소화한 경험이 있다.
당시 기억을 떠올린 그는 “당연히 의미는 있지만,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지금도 남아 있다. 차라리 한 경기를 쉬어서 다음 몇 경기를 더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할 수 있다면 그게 맞는 거 같다. 또 메이저리그는 한국과 다르게 원정 거리도 길고 시차도 다르고 해서 한국보다 체력 소모의 차이가 크다”며 전 경기 출전에 연연하기보다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강조했다.
샌디에이고는 다음 시리즈인 신시내티 레즈와 홈 3연전까지 13경기를 연달아 치른다. 이 연전 기간이 끝나기 전에 김하성이 쉬어가는 경기가 나온다 하더라도 놀라면 안 될 것이다. 김하성의 말대로 중요한 것은 시즌 전체를 좋은 상태로 치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샌디에이고(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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