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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서 로봇까지…中 '기술자립' 승부

신소재서 로봇까지…中 '기술자립' 승부


중국이 미국의 압박에 기술 자립을 통해 첨단 기술 전쟁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하고 있다. 미국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핵심 산업에서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하게끔 동맹을 압박하고 있지만 기술 발전을 통해 이를 무위로 돌리고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관영 매체들도 양회를 통해 드러난 제14차 5개년 계획(14·5계획, 2021∼2025년)과 2035년 장기 발전계획 초안의 분석 평가로 분주하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양회라는 분위기 탓도 있겠지만 중국이 이제 수출량 같은 양적인 측면보다는 첨단 기술 보유 여부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 업무보고를 통해 14·5계획에서 희토류·로봇 등 신사업 육성책을 내놓았다. 미국의 강한 압박에 막혀 주춤하고 있는 ‘중국제조 2025’를 뒷받침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이에 더해 오는 2035년까지 패권 국가 도약을 위한 인공지능(AI) 등 주요 과학기술 연구 사업의 청사진도 공개했다.


중국의 이 같은 첨단 기술 강조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 이상’으로 예상보다 보수적으로 잡은 것과는 사뭇 대조된다. 성장률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미국과의 기술 패권에서는 뒤처질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가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에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중국을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에서 배제하기 위해 정치적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기술 자립을 위한 연구개발(R&D) 강화 등은 자구책에 가까운 생존 전략일 수밖에 없다. 실제 이번 양회에서 공개된 14·5계획과 2035년 장기 발전계획은 미중 패권 전쟁의 승패가 결국 과학기술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고 신화통신은 분석하고 있다.


우선 14·5계획에서는 2025년까지 제조업 핵심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8대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8대 산업에는 △희토류 등 첨단 신소재 △고속철 등 중대 기술 장비 △스마트 제조 및 로봇 기술 △항공기 엔진 및 가스터빈 △베이더우 위성위치확인 시스템 응용 △신에너지 차량 및 스마트카 △첨단 의료 장비 및 신약 △농업 기계 장비가 포함됐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8대 산업 육성 방침이 지난 2015년 발표한 산업 고도화 전략 ‘중국제조 2025’를 부활시킨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항공우주, 정보통신, 로봇 공학, 신소재, 자동차 등 첨단 기술 분야를 모두 포함시켰던 ‘중국제조 2025’가 “불공정한 산업 보조금 정책”이라며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지만 이번에 다시 새로운 버전으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특히 2035년까지 장기 경제 계획 차원에서 7대 첨단 과학기술 영역 연구에 역량을 기울이기로 했다.


첨단산업과 함께 미국이 확고히 장악하고 있는 핵심 과학기술에서도 경쟁을 예고한 것이다. 7대 첨단 과학기술 연구 영역은 △인공지능(AI) △양자 정보 △집적회로 △뇌 과학 △유전자 및 바이오 기술 △임상의학 및 헬스케어 △우주·심해·극지 탐사 등이다. 이런 사업을 위해 중국은 올해 예산안에서 중앙정부의 과학 분야 기초연구 지원액을 지난해보다 10.6% 늘렸고 추가로 14·5계획 기간에 R&D 예산을 매년 7% 이상씩 확대하기로 했다. 리커창 총리도 정부 업무보고를 발표한 자리에서 “10년 동안 단 하나의 칼을 가는 심정으로 핵심 영역에서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며 “과학기술 종사자들이 한 가지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부담을 확실하게 덜어주겠다”고 말한 바 있다.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테크 굴기의 대표 주자인 화웨이 등이 미국의 집중 견제를 받아 핵심 부품과 기술의 미국 시장 접근이 제한되면서 어려워지자 다시 심기일전하자고 독려하고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으로서는 기술 발전을 통해 세계 공급망에서 자국의 지위를 높이고 외국 기술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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